한국 종교계가 난민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국제포럼에 참석, 난민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노력에 함께할 것을 서약했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등 한국종교인평화회의(대표회장 최종수 성균관장, 이하 KCRP)에 참여하는 대한민국 7대 종교와 한국이슬람교중앙회 대표자들은 12월 12~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난민기구(UNHCR) ‘제2회 글로벌 난민 포럼’(Global Refugee Forum 2023)에서 ‘더불어 살아가기?대한민국 종교계 공동서약’을 발표했다.

개별 종교가 글로벌 난민 포럼에 서약을 제출한 경우는 있지만 이번처럼 한 국가의 여러 종교가 공동으로 서약을 제출한 것은 현재까지 포럼에 제출된 전 세계 2500건 이상의 서약 중 처음이다.

종교계 대표들은 서약에서 “난민을 비롯한 세계 강제 실향인구가 1억1000만 명을 넘어선 지금 난민 문제는 무시할 수 없는 인류 모두의 문제가 됐다”며 “한국 종교계는 ‘더불어 살아가기’를 위한 포용과 연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데 뜻을 같이하고 유엔난민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노력에 함께할 것을 서약한다”고 전했다.

이어 “난민 문제에 대한 균형 잡힌 인식을 돕고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 나가겠다”며 “각 종교의 교리를 바탕으로 난민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난민 이해를 돕는 자료 개발에 각 종교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난민을 지원해 온 각 종교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해 난민 지원 방안 마련에 힘쓰고 진전된 정책을 만드는 데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필리포 그란디(Filippo Grandi)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는 “모든 종교는 사람들의 삶과 직접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바로잡는 일상의 변화부터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와 국제사회의 인식 개선을 이끌어내는 변화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8대 종교가 한마음으로 참여한 이번 공동서약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감사를 표했다.

유엔난민기구 글로벌 난민 포럼은 각국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 난민들이 모여 난민 사안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논의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서약하는 국제 토론 행사다. 제1회 포럼은 2019년 열린 바 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