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리봉동 벌집촌 등 구로구 주거취약계층 주민과 함께하는 사목 거점이 될 ‘가까운센터’(담당 이민수 레오 신부)가 본격적인 활동 시작을 알렸다.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나충열 요셉 신부)는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27라길 32 현지에서 가까운센터 축복식을 거행했다. 축복식에는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국장 윤병길(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정진호(베드로) 신부 등 사제단과 사랑의 씨튼 수녀회(관구장 이선희 데레사 수녀) 수도자 등이 함께했다.
센터의 첫걸음은 빈민사목위원회 산하 현장조직팀 활동에서 시작됐다. 현장조직팀은 한국도시연구소에서 실시한 ‘가리봉동 벌집촌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지역탐방과 지역 주민들 대상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 가리봉동과 구로동 일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활동 필요성을 절감했다. 빈민사목위원회 이민수 신부가 센터 담당 소임을 맡은 가운데 사랑의 씨튼 수녀회에서 동참 의사를 밝히며 2023년 2월 수녀 3명을 실무자로 파견했다.
센터 건물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무상 임대 지원으로 마련됐다. 원래 꾸러기동산어린이집으로 쓰이던 건물은 원장이었던 이화복(린다·68)씨가 2008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증했다.
건물은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연면적 277.5㎡(약 84평)에 이른다. 지하 1층은 공유주방 및 식당, 1층은 주민 쉼터, 2층은 사무실, 3층은 주민 모임방, 4층은 센터장실 및 다용도실로 쓰일 계획이다.
윤병길 신부 주례로 거행된 축복식에서는 현판 제막, 건물 각 층 성수 축복, 기증자에 대한 감사장 수여 등이 이어졌다. 센터에 쌀 100㎏을 기증한 센터 인근 꿀벌유치원 어린이들은 동요와 율동 축하공연을 펼쳤다.
윤 신부는 축복식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고 하신 예수님 말씀대로 주거취약계층에 사랑을 실천하는 센터는 예수님을 만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호 신부는 축하인사에서 “‘하느님의 마음속에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있다’(「복음의 기쁨」 197항)는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처럼 센터가 주거취약계층 이웃들이 명칭대로 ‘가깝게’ 느끼고 마음껏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민수 신부는 “서울 대학동 고시촌 ‘참 소중한…’ 센터(담당 이영우 토마스 신부)처럼 어두운 곳에 홀로 있는 주거취약계층 주민들이 밝은 곳에서 서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보금자리로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