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는 1월 25일자 공문을 통해 「천상의 책」과 관련된 도서의 출판 허가를 취소하는 한편 2월 1일부로 ‘하느님의 뜻 영성’ 관련 모임 및 기도회 등을 일체 불허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천상의 책」 출판 허가 취소와 관련해 “루이사 피카레타가 살았던 당시 이탈리아의 신심 상황과 신비 체험 정황을 고려할 때 신자들에게 도움 될 만한 긍정적 부분이 있고 성경이나 교회 가르침에 부합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번역 과정의 오류 등을 충분히 참작하더라도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서 성경과 교회 정통적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심지어 반대되는 교의적 영성적 오류를 다수 포함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정 대주교는 “한국교회 현 상황에서 「천상의 책」은 신자들에게 그릇된 신심을 퍼트리고 교회 내 혼란과 분열을 조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 이유를 전했다.
「천상의 책」과 관련된 도서는 「천상의 책」(1~20권)을 비롯해 「하느님 뜻의 나라 동정 마리아」, 「하느님의 뜻이 영혼을 다스리실 때」, 「영적 순례 24시간」, 「하느님의 뜻 영성」, 「하느님의 뜻 기도 모음」,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시간들」, 「거룩한 미사」 등 9가지다.
‘하느님의 뜻 영성’ 관련 모임 및 기도회에 대해서는 “관련 모임의 선한 마음을 이해하지만, 교회가 지속해서 가르치는 공적 계시 진리에 맞게 또 그리스도 안에서 신자 공동체가 일치하는 것이 하느님 뜻임을 믿는다”고 전하고 “교회 안에 역사적으로 검증되어 있고 공인된 여러 신심 생활과 영성 생활을 통해서도 충분히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성덕에 다다를 수 있음을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지난해 10월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건의에 따라 「천상의 책」 출판 허가 취소 및 ‘하느님의 뜻 영성’ 관련 모임 및 기도회 금지를 검토해왔다. ‘하느님의 뜻 영성 연구회’ 등에 해명 자료를 요청해 이를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에 보내는 한편 최종 의견을 요청했던 교구는 그에 대한 답변을 받고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