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이어진 군부 쿠데타의 무차별적 폭력에 무고하게 희생된 미얀마 시민들을 위해, 한국의 4대 종단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위로와 연대의 기도를 바쳤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은 2월 1일 서울역 광장 앞 추모공간에서 ‘미얀마 군부쿠데타 시민불복종운동 3년 4대 종단 추모와 연대 기도회’를 열었다.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은 3년 전 불법적으로 권력을 찬탈한 미얀마 군부에 의해 고문, 구금, 살해를 당한 모든 미얀마 시민을 추모하고, 민주화를 향한 그들 여정에 연대를 표하고자 이날 모였다.
지난 3년간 아동, 여성, 노인, 마을공동체를 비롯해 정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투쟁하던 최소 4458명이 넘는 시민이 군부에 의해 살해됐다. 국민 40가 빈곤으로 내몰릴 만큼 경제도 파탄난 상황에서 군부는 민간인, 의료시설과 학교 등 국제 인도법에 따른 보호 대상들을 표적으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기도회에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나충열 요셉 신부),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행동, 실천불교승가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종교인 및 신자들이 함께했다. 국내 미얀마인 거주민을 비롯해 민주 진영의 민족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 NUG) 아웅묘민(Aung Myo Min) 인권부 장관의 발언도 이어졌다.
미얀마 시민 수이 로 망(Sui Ro Mang)씨는 발언을 통해 “일요일 교회에서 하느님을 찬양하던 사람들이 죽임당하고, 지난달 고향 마을에서 제 사촌 동생 일가족도 폭발로 죽고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에도 갈 수 없이 고통받는 우리에게 드리운 어두운 빛이 거둬지길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천주교 기도회를 주례한 나충열 신부는 “3년 동안 이어진 미얀마 국민들의 처절한 외침이 그들만의 울림으로 끝나지 않도록, 군부에 대한 더 강한 제재를 국제사회에 촉구하는 형제애 실천으로 함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 외침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민중의 강한 힘으로 작용하도록 서로 기도로 위로하고 힘을 보태며 연대 활동으로 십자가를 함께 나눠 들자”고 말했다.
원불교 기도회를 집례한 강현욱 교무(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교당)는 “추운 겨울 지나 봄이 오듯 미얀마의 혹독한 겨울 또한 갈 것”이라며 “미얀마 민중들이 지난 3년간 만들어 온 봄의 혁명은 기필코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웅묘민 인권부 장관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우다 죽은 시민 영웅들을 위해 함께해 준 한국의 종교인들과 신자들에게 감사하다”며 “미얀마보다 먼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던 한국의 시민들에게도 같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