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국경을 넘어 주님 사랑을 실천했던 살레시오회의 고(故) 이태석(요한세례자) 신부가 뿌린 씨앗이 결실을 맺었다. 이 신부가 아꼈던 남수단의 두 제자가 한국 전문의 자격시험에 최종 합격해 고인의 숭고한 뜻을 이어가게 됐다.

인제대학교 백중앙의료원은 총 2727명의 신규 전문의가 배출된 올해 제67차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이태석 신부의 제자인 토마스 타반 아콧(이하 아콧)씨와 존 마옌 루벤(이하 루벤)씨가 각각 외과 및 내과 전문의로 최종 합격했다고 2월 23일 밝혔다.

아콧씨와 루벤씨는 이태석 신부의 권유로 한국에서 의사의 길을 걷기로 하고 2009년 수단어린이장학회의 후원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들이 한국으로 온 뒤 이태석 신부는 대장암으로 2010년 선종했다. 슬픔 속에서도 이들은 의사가 돼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꿈과 이 신부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으로 공부에 매진해 2012년 이 신부의 모교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이들은 전액 장학금으로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지원받으며 공부했으며 각각 83·84회 의사국가시험에 합격해 의사가 됐다. 인턴 수련을 마친 이들은 각각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외과와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내과에서 레지던트로 수련받고 전문의 시험에도 합격하게 됐다.

이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고 의학 공부를 통해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태석 신부님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힘든 일이 있어도 연연하지 말라’는 이태석 신부의 가르침에 따라 앞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이 신부가 못다 펼친 인술을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아콧씨는 수술을 통해 외과 의사 경험을 쌓기 위해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에서 전임의 과정을 이어가고, 루벤씨는 수련을 마친 뒤 남수단으로 돌아가 의료활동과 함께 후배 의사를 양성하는 일을 할 예정이다.

한편 ‘남수단의 돈 보스코’로 불리우는 이태석 신부는 1987년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된 후 살레시오회에 입회하며 사제의 길을 걸었다. 2001년 아프리카 남수단의 오지인 톤즈로 건너가 병원과 학교를 짓고 활발한 의료와 선교활동을 해오다 2010년 48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