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혜화동본당(주임 고준석 토마스데아퀴노 신부)이 ‘Consolasio’(위로)를 주제로 음악회를 열고 사순 시기의 의미를 깊게 묵상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3월 8일 오후 7시30분 혜화동성당에서는 ‘르 보야즈 보칼레 앙상블’(Le Voyage Vocale Ensemble, 이하 앙상블) 공연이 마련됐다.
그간 한국에 잘 소개되지 않은 보물 같은 바로크 시대의 프랑스와 이탈리아 음악 및 고음악과 소통하는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계속 탐구해 온 앙상블은 이날 페르골레지의 ‘십자가 아래에 서 계시는 어머니’(Stabat Mater)를 비롯한 다양한 곡을 연주하며 관객들을 은총과 회개의 때인 사순 시기에 깊게 스며들도록 했다.
앙상블은 전쟁, 폭력, 사고 등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듯 담백하고 진솔한 음악과 가사의 곡들로 인간 본연의 모습, 마음의 고향으로의 회귀를 전달했다. 예수의 탄생과 복된 성모를 그린 ‘오 위대한 신비여’(O magnum mysterium),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자장가’(Lully Lulla Lullay)와, 자식이 먼 길을 떠날 때 평안을 기도하는 어머니의 기도가 담긴 ‘집으로 가는 길’(The Road Home) 등 음악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어머니’였다. 이를 통해 앙상블은 어머니를 생각하며 떠올릴 수 있는 위로와 향수를 전달했다.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을 비롯해 4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운 음악회에는 음악평론가 조희창씨의 전문적인 해설이 곁들여졌다. 또 바로크 시대 악기의 풍성하고 자연적인 음색이 어우러지며 인간 본연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으로도 의미 깊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