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설된 인천교구 아라동본당(주임 김민중 안드레아 신부) 신자들은 “직접 성당을 짓지는 못해도 성모당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공동체적 사랑을 모아 손수 성모당을 만들었다. 성모당 축복식은 5월 4일 성모의 밤 행사에서 열렸다. 신자들이 직접 벽돌을 쌓고 크고 작은 봉헌으로 조성한 성모당은 서로 격려하는 본당 공동체의 돈독한 관계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1년 만에 새 성당의 모든 건축 공사를 마친 본당은 본격적으로 새 성당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앞두고 성모당을 조성했다. 성모동산과 같은 공간이 마련돼 신자들이 머물면서 차분하게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길 바라는 주임 김민중 신부의 뜻도 있었지만, 건축비도 절감하고 공동체 화합까지 도모하는 계기로 신자들이 직접 성모당 건축에 정성을 보탰다.
특히 남성 신자들의 역할이 컸다. 건설사 현장소장이었거나 목공, 조적(組積) 경험이 있는 남성 신자들을 주축으로 남성 봉사자 및 성인 복사단이 직접 건축에 착수했다. 동영상을 찾아보며 벽돌 쌓는 공부를 해야 했고, 잘못 쌓으면 철거하고 다시 쌓아야 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푸집을 만들면 이어서 벽돌을 올리는 작업이 이어졌다. 주말에도 성당에 출근하다시피 해야 했고, 공휴일에도 함께 벽돌을 쌓았다.
같이 몸을 움직일 수는 없어도 격려하고 응원하는 교우들의 정성은 피로를 싹 가시게 했다. “‘형제들의 수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없다’며 소소한 간식을 지원해 주는 등 본당 공동체의 마음에 없던 힘도 다시 생겨나는 것 같다”고 남성 신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성모당을 만들며 본당 공동체의 신앙도 깊어졌다. 주일미사 참례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옛날과 달리 시간을 내어 몸과 마음으로 신앙을 실천하고, 작은 희생을 통해 느끼는 보람에 눈떴다. 성인 복사단 윤상일(프란치스코) 단원은 “교우들과 같은 목표를 향해 협동하고, 힘든 일을 나누며 땀을 흘리는 경험이 신앙생활을 더욱 성숙하게 이끌었다”며 “신앙 안에서 굳건하고 의미 있는 공동체가 돼가고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서로를 위해 헌신과 봉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본당 신자들의 유별난 공동체 사랑으로 성모당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본당 단합의 상징과도 같은 성모당을 보며 신자들이 앞으로도 서로 격려하고 지지하며 아름다운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