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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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 위 봉사’ 자부심, 동생들에게 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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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학생 복사단도 피하지 못했다. 주일학교는 팬데믹으로 인해 서로 대면조차 못 하다 결국 없어졌고 복사단원도 대폭 줄었다. 그럼에도 착실하게 본당 복사단의 명맥을 이으며 사제 성소도 간직하고 있는 단원들이 있다.


명동본당에서 ‘형님 복사단’이라는 별명을 가진 복사단장 백우현(다니엘·15)군과 장요셉(다니엘·15)·조예준(미카엘·14)군은 올해부터 나머지 5명의 복사단원을 이끌고 있다. 복사단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여느 복사단원과 다를 바 없다. 장요셉군은 “부모님 따라 성당을 나오다 보니 제대 위에서 신부님을 돕는 복사의 모습이 멋있고 보람돼 보였다”고 말했다.


주교좌본당의 복사단이라는 자부심도 빼놓을 수는 없다. 장군은 “미사에 복사를 서고 끝나면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이 들어 지금까지도 복사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군도 “아무래도 유명하고 큰 본당이다보니 주변에서는 그렇게 크고 웅장한 곳에서 실수 없이 잘 하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단장인 백군과 장군은 보통이라면 복사단을 졸업했을 학년인 고등학교 1학년이다. 그럼에도 단원이 8명에 불과한 본당 상황에서 복사단을 졸업하지 않고 봉사하며 후배 단원들을 챙긴다. 백군은 “학교에서 성당에 다녔던 친구들이 ‘아직도 복사단을 하고 있느냐’며 묻곤 한다”고 전했다. 학업을 이유로 주일미사마저도 참례하지 않는 청소년이 태반인 현실에서 어쩌면 당연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고참이라는 책임감에 말 그대로 ‘형님’이 돼 복사단을 이끌고 있다.



팬데믹에 주일학교 사라졌지만
봉사하는 책임감으로 명맥 이어오며
사제 성소의 꿈도 함께 키워



주일학교도 없다보니 자연스레 또래 성당 친구들도 줄었다. 교사들도 다른 단체로 흩어져 활동 중이다. 백군은 “코로나 이후 주일학교가 없어진 게 학생이 줄어든 큰 이유인 것 같다”며 “우리 또래는 성당에 같이 갈 ‘짝’이 있어야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같이 갈 친구도 없는데다 성당에 나가더라도 또래들과 서로 친해질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세 복사단원은 이구동성으로 주일학교는 아니더라도 성당 내에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적으니 다른 학생들처럼 성당 밖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놀고 싶지만, 막상 본당의 부족한 복사단원을 생각하면 책임감이 앞선다. 중학교 3학년인 조군도 “내가 안 하면 후배 5명만 남는데, 바로 밑 후배가 이제 중학교 1학년”이라며 고등학생이 돼도 힘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세 명은 사제 성소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복사단을 하며 신부님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제 성소를 키웠다. 단장인 백군은 “어른이 되면 다른 걸 떠나 말 그대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내가 본 신부님들은 어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복사단은 다른 본당들처럼 대면 회합조차 못 했다. 버티던 단원들 여럿도 결국 복사단을 떠났다. 남은 복사 자모회원들의 간절한 기도가 닿았는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이젠 사제 성소를 가진 단원들도 나왔다. 명동본당 전례 담당 이철규(아우구스티노) 신부는 “자모회원들께서는 어려울 때 항상 기도하며 견디어 내시던 분들”이라며 “특히 코로나 때는 회합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무산되면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는데, 그 간절한 기도 덕에 지금의 복사단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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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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