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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영성 상담, 과학적 효과 입증된 접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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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가진 전문 상담인들을 비전문가로 지칭, 심리상담의 종교적 접근을 비과학적 상담행위로 규정한 한국심리학회(회장 최진영)에 대해, 한국가톨릭상담심리학회(학회장 김민석 루도비코 신부, 이하 가톨릭학회)를 비롯한 종교계 상담학계는 “상담과 심리치료 영역에서 종교·영성적 접근의 과학적 타당성을 입증하는 수많은 학문적 성과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규탄한다.


한국심리학회는 4월 18일 임원진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민의 마음 건강을 위한 일에 과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비전문가들이 개입하려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2021년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심리서비스 입법 연구 결과 보고서」에서도 상담학, 종교학, 아동학, 사회복지학 등 전공자들의 심리상담을 모두 ‘유사 심리서비스’로 규정했다.


국가법상 권리를 인정받는 공인 심리상담을 수행하려면 심리학과 출신이어야만 하고, 심리학과가 아닌 타 전공자의 심리상담은 과학적 원리와 심리학적 지식에 근거한 양질의 심리서비스가 아니기에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담은 과학적 접근이어야만 전문성과 효과성을 보장할 수 있고, 종교적 기반을 둔 상담자나 종교영성적 상담은 비전문가의 비과학적 행위이기에 모두 잘못된 상담이라는 논리다.



한국심리학회, 종교적 접근을 ‘비과학적 상담행위’로 규정
종교계 상담 학계 “수많은 증거와 학문 성과 부정하는 것”
미국심리학회, 종교영성심리학을 중요 심리학 분야로 인정



종교계 상담학계는 종교·영성적 접근이 심리상담 분야에서 오히려 과학적 연구를 통해 효과성을 계속 인정받아 오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미국심리학회(APA)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상담 안에서 영성 관련 논문이 폭발적 증가 추세다. 1995년 미국상담학회(ACA)의 분과학회 ‘영성, 윤리, 그리고 종교적 가치에 대한 상담위원회’(ASERVIC)는 상담자에게 필수적인 9가지 영성적 능력을 제시했다.


미국심리학회(APA)는 종교영성심리학을 중요한 심리학의 한 분야로 인정하고 종교영성심리학회를 36번째 분과학회로 설립했다. 또 종교영성심리와 관련한 2개의 전문학술지를 통해 학문적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상담전공자들을 위한 교재와 참고서를 60권 넘게 출판하고 있다.


종교계 상담학계는 더는 과학적 학문으로만 인식되지 않는 심리학에 ‘과학적 심리학’의 권위를 표방하는 한국심리학회의 학문적 부적절함도 비판한다. 상담심리학을 엄밀한 관찰과 반복적 실험의 결과를 기술하는 자연과학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가톨릭학회 부학회장 박현민 신부(베드로·수원교구 중견사제연수원 영성 담당)는 “과학과 인문학까지 아우르는 학문인 상담심리학은 자연과학적으로 한정해 개념화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박 신부는 “다양한 응용심리학은 인간을 생물에서 나아가 영적 존재로 보는 인간관에 기초한 것”이라며 “생물학적 이해를 시작으로 초월적 차원을 포괄적으로 다루기에 자연과학을 포함하면서도 사회과학적, 철학적 영역을 수용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자신들이 유일한 과학적 상담의 전문성을 보장하는 단체임을 천명하는 한국심리학회의 행보는 국가 사업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권리와 권한을 독점하려는 의도가 숨은 것”으로 진단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 예산 479억 원 규모의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실행할 예정이다. 사업을 수행할 전문 상담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자격이 부재한 관계로 민간자격 상담전문가들을 선정 중이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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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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