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부터 운영 중인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학장 전영준 바오로 신부)의 교목실(실장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이 신학을 공부하는 일반 학생들의 신앙 성숙을 돕고 이들이 신앙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교목실은 현재 학기 개강과 종강 미사, 개교 기념 미사 등과 더불어 월례 미사, 신앙 상담 등의 사목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와 총무, 서기 등으로 구성된 조직 안에서 홍보·밴드·전례부가 운영되며 월례 미사에는 평균 35명의 학생과 직원이 참례한다. 지난 사순 시기에는 판공 성사를 실시해 큰 호응을 받았고, 대신학교에서 5월 성모 성월에 마련하는 오라토리움에도 참여해 신학교 기도 체험을 해보기도 했다.
신학대학의 교목실 설치는 사제 지망 신학생 숫자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일반 학생 수는 늘어난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6월 20일 현재 신학생과 일반 학생 수를 비교한다면 1~5학년 신학생 수는 94명, 일반 학생은 81명이다. 1학년 경우 신학생은 11명, 일반 학생은 28명이며 2학년은 신학생 18명, 일반 학생 24명이다. 5학년 일반 학생 숫자가 4명인 것을 감안할 때, 몇 년 사이에 신학 공부를 위해 신학대학의 문을 두드린 이들 숫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교목실 설치는 이처럼 점차 일반 학생 비율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학교 측이 적극적으로 그 필요성에 공감한 데서 비롯됐다. 여기에는 전영준 학장 신부의 일반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큰 밑바탕이 됐다. 운영 초기는 사제 양성이 목적인 신학대학에서 일반 학생을 위한 교목실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찾는 과정이기도 했다. 조직은 구성됐으나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일반 학생의 신앙 성숙을 위한 교목실 설치 의미를 공유하는 과정도 있어야 했다.
학생들은 신앙 차원의 돌봄이라는 면에서 반기는 분위기다. “일반 학생들이 매월 함께 모여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뜻깊다”고 말한 장소현(데보라)씨는 “신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그간 학교 내에 신앙생활을 독려해 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해 아쉬웠는데, 교목실에서 월례 미사를 거행하고 이를 중심으로 일반 학생들이 모여 전례력에 맞는 기도를 하며 같이 신앙을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런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의 교목실 운영은 과거의 신학대학이 미래 사제 양성 못자리로서의 모습이었다면, 이제 현대 흐름 속에서 평신도 신학자와 지도자를 양성하는 장으로 변화하는 사례로 시사점을 던진다.
교목실은 앞으로 성무일도하는 법을 가르쳐서 매주 1회 성무일도 바치기, 청년성서모임 도입, 국내외 성지순례 프로그램 등을 기획할 예정이다.
윤종식 신부는 “신학대학이 단순히 신학을 배우는 곳만이 아니라 신앙을 성숙시키고 성직자와 함께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하는 평신도 신학자와 지도자 양성의 장이라는 사실을 더욱 잘 드러내도록 돕는 교목실이기를 바란다”며 “한국교회가 시대 변화에 맞춰 나가는 하나의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