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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에서 하느님 가르침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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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을 공부한 가톨릭 사제는 책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유가, 도가 등 동양 사상이 우리 그리스도인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신작 「가득 찼어도 텅 빈 듯이」(296쪽/1만5000원/분도출판사)를 주제로 한 북콘서트에서 저자 최성준 신부(이냐시오·가톨릭신문사 사장)는 이 같은 궁금증들에 대해 답했다.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국장 박병규 요한 보스코 신부)이 6월 21일 대구대교구청 교육원 대강당에서 마련한 북콘서트에서는 최 신부가 공자(孔子)와 맹자(孟子), 장자(莊子) 등 동양철학의 여러 가르침을 소개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 그 안에 하느님의 뜻을 찾는 길이 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청중을 안내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인간이면 누구나 품고 있는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문제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하느님의 가르침으로 답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리스도교를 알지 못했던, 동양에서 수천 년을 살았던 사람들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습니다. 거기에서 동양의 사상과 철학이 생겨났습니다.”


한국인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우리에게 영향을 준 동양 사상을 공부해야 한다. 최 신부가 동양철학을 공부한 이유다. 이 책을 낸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편안한 에세이 형식의 책을 통해 최 신부는 그리스도인에게 동양철학의 여러 생각들과 친해지도록 하며, 그 안에 하느님의 뜻을 찾는 노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완벽하려고 하면 안 된다’가 답이에요. 이것은 노자(老子) 사상의 핵심인 ‘무위’(無爲)와 연결되는데요. 노자는 무엇을 억지로 하려는 데서 사달이 난다고 합니다. 우리도 끊임없는 경쟁 속에 과욕을 불러일으키고 불의한 일을 하지 않도록 마음을 내리고 비운다면 세상은 더욱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최 신부는 특히 노자가 이야기한 ‘천지는 어질지 않다’(天地不仁)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하느님을 인간적인 기준으로만 생각하는 오류를 경계했다.


“절대자이신 하느님을 우리가 어떻게 인간 지성으로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께서 직접 인간이 되신 강생(降生)의 신비를 잘못 받아들이면 하느님을 인간적인 기준으로만 생각하게 됩니다. 하느님을 마치 요술램프 요정처럼 대해선 안 되겠습니다.”


사주팔자, 운세 등에 매여 운명을 미리 예단하려는 생각도 부질없음을 강조했다.


“우리가 운명을 궁금해하며 아등바등하는 삶도 결국은 100년 안팎의 시간이에요. 시공간을 초월하시는 하느님께는 큰 의미가 없는 거죠. 이 짧은 현세의 삶이, 조금이라도 더 하느님께로 사랑의 수준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런 단련의 시간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좀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좀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의 수준을 높이면 좋겠습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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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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