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수환 추기경(스테파노·1922~2009) 시복 추진에 대해 교황청 시성부가 6월 18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앞으로 ‘장애 없음’(Nihil Obstat) 통지를 보냈다. 이에 따라 김수환 추기경은 공식 시복 추진 대상자로서 ‘하느님의 종’으로 칭할 수 있다. ‘장애 없음’ 교령은 교황청 시성부에서 시복 추진 대상자에 대해 검토한 결과 시복 추진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선언이다.
‘하느님의 종’ 김수환 추기경은 제11대 서울대교구장에 1968년 착좌 후 1998년 퇴임하기까지 30년 동안 교구장으로 사목했다. 개인적 덕행에서는 물론, 한국교회 성장을 위한 헌신, 민주주의 정착과 인권 증진을 위한 공헌 등으로 많은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김 추기경은 인간에 대한 연민을 바탕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불렸으며, 우리 사회 가장 소외된 이웃을 예수 그리스도처럼 대했다. 선종 후에는 각막 기증을 통해 마지막까지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했다.
교회 내에서는 김 추기경의 모범을 대대로 이어가기 위해 김 추기경을 시복시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지난해 정순택 대주교가 이를 받아들여 시복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한국 주교단 만장일치 동의를 얻은 데 이어 이번에 교황청의 ‘장애 없음’ 승인이 나왔다.
공식 시복 추진 대상자가 됨에 따라 김 추기경의 시복 절차는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는 김 추기경 시복 안건 역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추기경의 생애와 영웅적 덕행, 성덕의 명성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