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유튜브에 임신 36주 차에 낙태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여성의 영상이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생명 단체들이 태아 보호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A씨 영상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보건복지부는 34주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판례를 참조해 A씨와 수술을 집도한 의사를 살인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이에 61개 시민단체 연대인 행동하는프로라이프(상임대표 이봉화)는 7월 18일 정부과천종합청사 법무부 앞에서 태아 생명 보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 이후, 현재 우리나라는 관련 법안이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어 왔다”며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아닌, 태아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독자적인 법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법무부에 전달했다.
사단법인 프로라이프 함수연 회장은 자유 발언에서 “낙태를 개인 동영상의 소재로 사용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생명 가치가 후퇴한 것은 우리 사회 모든 부분에 있어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으며, 행동하는프로라이프 호민지 간사는 “이번 사건은 낙태법 입법 공백으로 인해 ‘태아는 어떻게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점점 퍼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낙태죄와 관련해서 입법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와 낙태를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가 2019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2020년 말까지 법을 개정해야 했지만, 관련 법안 처리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또한 낙태죄가 폐지된 지금 법적 규제 효과는 없지만 모자보건법과 모자보건법 시행령에는 세계보건기구가 태아의 생존 능력을 정의하고 있는 임신 24주 이내일 때,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임신 중단을 허용한다는 법조문이 남아 있다. 교회는 낙태를 사실상 합법화하는 모자보건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아울러 교회는 독자적 생존 능력이 없더라도 정자와 난자가 수정한 순간부터 생명으로 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3월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임신 7주 이하 태아도 생명체로 봐야 한다는 응답자 수가 54로 조사됐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소장 박은호(그레고리오) 신부는 “개월 수를 떠나서 낙태는 인간 생명을 해치는 슬프고 끔찍한 행위”라며 “우리 사회의 생명과 윤리에 대한 의식이, 비윤리적이면서 본인에게도 고통스러운 경험을 볼거리로 제공하는 정도까지 왔다면 이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