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힘든 항암치료 중에도 평생 모은 20억 원을 기부한 어르신이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오종순(바울라·87·인천교구 용현5동본당) 씨는 8월 21일 사단법인 올마이키즈(이사장 김영욱 요셉 신부)에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 교육을 위해 써달라”며 20억 원의 기부증서를 전달했다. 오 씨는 현재 대장암 4기로 거동이 불편해 자택에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전달식을 거행했다.
기부금에는 오 씨의 소중한 땀과 눈물이 서려 있다. 1980년 43세에 배우자를 떠나보낸 오 씨는 여자의 몸으로 강원도에서 뱃일과 식당 일을 하며 슬하에 세 자녀를 홀로 키웠다. 남편과 사별한 해에 세례를 받은 오 씨는 생계로 바쁜 와중에도 성당 활동을 놓지 않았다. 현재도 20년째 성가대 단장으로 활동하며 지인들과 만든 ‘사랑의 끈’ 기도 모임을 30년 넘게 이어오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평소 오 씨는 가난한 이들, 특히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기에 올마이키즈에 기부할 것을 결심했다. 오 씨는 전달식에서 “먹고살 만하면 남은 돈은 모두 하느님께 봉헌한다고 약속했다”며 “하느님께 받은 것을 다시 돌려드리는 지금,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김영욱 신부는 “우리 단체의 취지에 공감해 큰 후원을 해 주신 오종순 씨에게 감사드린다”며 “기부금으로 ‘오종순 바울라 장학회’를 설립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