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으로 갑작스레 떠난 여동생을 기리는 뜻으로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사장 구요비 욥 주교)은 9월 27일 서울대교구청 바보의나눔 이사장실에서 ㈜에스제이아이엔씨 김성주(베드로) 대표의 지정기탁기금 20억 원 전달식을 열었다.
기금은 전액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마뗄암재단(이사장 이순이 베로니카 수녀)이 진행 중인 말기 암 환자 무료 돌봄 센터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 건립에 사용된다.
김성주 대표가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에 기부한 것은 김 대표의 여동생 고(故) 김계숙(가브리엘라) 씨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대표는 2년 전 난소암 진단 2주 만에 떠난 여동생의 유산 20억 2000만 원을 2023년 마뗄암재단에 기부했다. 이를 기리며 마뗄암재단은 여동생의 세례명을 따 돌봄 센터 이름을 정했다. 당시 김 대표는 생전의 여동생에 대해 “옷도 안 사고 화장도 안 하고 다닐 정도로 본인을 위해서는 전혀 쓰지 않고 너무 검소했다”고 회상했다.
여동생의 기부금을 전달하며 김 대표는 자신도 5년간 2억씩 기부하기로 했지만 1년 뒤인 올해 거액의 지정기탁기금을 바보의나눔을 통해 마뗄암재단에 전달했다. 김 대표는 평소 국내외 많은 비영리 단체에 나눔을 실천한 공로로 2020년 국민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전달식에서 바보의나눔 이사장 구요비 주교는 “지난 고인의 유산 기부도 신문으로 접하고 큰 감동을 받았었다”며 “가족들이 한마음이 돼 어려운 이웃을 돕는 그 선한 뜻을 바보의나눔이 잘 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뗄암재단 사무총장 이영숙(베드로) 수녀는 “생각지도 못한 기적이 이루어졌다”며 “주님의 기도처럼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데에, 돌아가신 김계숙 가브리엘라 씨가 천사가 돼 중개 역할을 해 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라 천사의 집은 마뗄암재단이 인천 강화군의 약 1만6000㎡ 부지에 건립 중인 지상 3층, 연면적 1800㎡ 규모의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한 무료 호스피스 센터로 2026년 완공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