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한국 외방 선교회(총장 정두영 보나벤투라 신부, 이하 선교회)가 다가오는 2025년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선교 사명을 재확인했다.
한국 외방 선교회는 10월 4일 서울 성북동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0년간 활동을 평가하고, 새로 정한 슬로건 ‘밖으로 나가라’를 실천하는 방안으로 교구 협력 선교 사제 활성화와 평신도 선교사 양성 비전, 50주년 기념행사 계획 등을 밝혔다.
선교회는 인구 감소와 물가 상승 등 요인으로 사제 성소와 후원회원이 감소함에 따라 해외선교 사제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선교사 양성 방법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부총장 최강(스테파노) 신부는 간담회에서 “지금도 여러 교구의 소속 사제 5명이 몇 년간 선교회 일원으로 해외에 나가고 있다”며 “선교 사제 성소가 급감하는 현실 속에서 각 교구와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교 기간 물적 자원은 선교회가 지원하고, 선교 후에는 원소속으로 복귀한다.
평신도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도 강조했다. 최강 신부는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중 하나는 평신도 선교사 역할의 중요성”이라며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던 평신도들의 풍부한 경험은 한국교회가 선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올해부터 시작되는 50주년 기념행사들을 소개하며 교회 공동체의 관심을 요청했다.
선교회는 50주년 기념행사로 10월 19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한국 외방 선교회 설립 50주년, 해외선교 5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연다. 이어 2025년 2월 26일엔 설립 5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50주년 기념 책자를 발행한다. 10월엔 선교회 파견지의 주교 9명을 초청해 후원회원들과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 외방 선교회는 6·25전쟁이 끝난 지 20여 년밖에 안 된 1975년 2월 고(故) 최재선(요한) 주교의 요청으로 주교회의 인준을 받아 설립됐다. ‘선교하는 교회’의 정신을 기초로 ‘감사와 보은’이라는 카리스마를 지향한다.
선교회에는 현재 85명의 선교 사제와 평신도 선교사 2명 총 87명이 활동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 대만, 중국 등 9개 국가에서 선교한다.
총장 정두영 신부는 “부족한 물적 상황에서도 외국에 선교사를 파견해 온 한국교회의 ‘함께 나누는’ 모습은 세계 교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다만 저출산, 종교에 대한 무관심 경향 등 여러 사회적 상황이 맞물려 선교사 양성이 주춤한 만큼 후원회원과 교회 공동체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