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성모 승천 대축일(15일)을 맞아 “어떤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우리를 천상 본향으로 인도하실 주님을 굳게 믿으며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거기에는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처소가 있었습니다’(묵시 12,6)란 주제 메시지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늘 빛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평탄한 길만은 아니다”면서 “어둠과 빛, 세상의 가치와 복음의 가치, 복수와 용서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걸어가야 하는 고된 여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모님은 인내와 겸손으로 일상 안에서 숱한 시련과 침묵의 시간을 지나셨다”며 “우리도 이 여정 속에서 주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또 “해방의 기쁨을 온전히 만끽하기도 전에 분단의 아픔이 밀려오기 시작한 오늘 광복절은 과거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라는 부르심”이라며 “우리가 작을지언정 그 나눔의 마음을 지니기만 한다면 주님께서는 그 안에서 큰 기적을 이루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최근 남북 관계에서 미약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며 “모든 변화는 언제나 작은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된다. 이 변화가 상처 입은 우리 민족의 광야를 지나 평화의 약속을 향한 첫 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