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은 사순 시기를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하느님께 그리고 우리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에게 더욱 귀 기울이게 해주는 사순 시기의 은총을 청하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경청과 단식 : 회개의 때인 사순 시기’란 주제 담화에서 “회개로 향하는 모든 길은 우리가 하느님 말씀의 자리를 마련하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일 때 시작된다”면서 “우리 모두 준비된 마음과 열정으로 사랑의 문명을 건설하는 데에 이바지하자”고 청했다.
교황은 이어 “사순 여정은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그리스도를 따르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며 그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가 완성될 장소인 예루살렘으로 오르는 길을 그분과 함께 걸어가는 기쁜 때”라면서 사순 시기 △경청 △단식 △함께의 정신을 깊이 성찰할 것을 권고했다.
교황은 “기꺼이 경청하려는 자세는 다른 이와 관계를 시작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드러내는 첫 번째 표지”라며 “경청하는 열린 마음가짐을 기르기 위해 하느님께서 당신처럼 경청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도록 청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난한 이들의 처지는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우리의 삶과 사회, 정치, 경제 체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회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외침’(교황 권고 「나는 너를 사랑하였다」 참조)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황은 “단식은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하는 구체적인 길”이라며 “단식은 육체와 연관되기에 우리가 무엇에 굶주리는지, 생명 유지에 무엇이 필요한지 더 잘 인식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단식은 주님과의 친교에 뿌리를 둬야 한다”며 “단식은 은총에 힘입어 죄와 악에서 돌아서겠다는 내적 다짐의 가시적 표지로서 더 검소한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자기 절제를 수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절제의 형태로 언어의 무장해제를 제안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우리 이웃을 불쾌하게 하고 상처 주는 말을 삼가는 것”이라며 “우리의 언어를 무장 해제하는 일부터 시작하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또 “사순 시기는 말씀 경청과 단식의 공동체적 측면을 강조한다”며 “이 공동 여정에서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가난한 이들과 땅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리 공동체 삶의 일부가 되고, 단식이 진실한 참회의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개는 개인의 양심만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와 대화의 질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