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청담동본당 신자들은 연중 어려운 이웃들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고 있다.
사진은 본당이 해마다 열고 있는 `사랑의 바자`에 물품을 사고파는 신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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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겸손한 선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서울 청담동본당(주임 주경수 신부) 신자들은 묵묵히 이 말씀을 따르고 있다. 주위 어려운 이웃과 활발하게 나누고 살면서도 선행 사실을 좀처럼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익명의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특별한 `사랑 나누기`
지난 5월 20일 서울 청담동성당 앞마당은 물건을 고르러 온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본당 신자와 지역 내 상인들이 기증한 물품을 구입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 본당에서 여는 바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유명 의류ㆍ유아용품ㆍ한복 등 질 좋은 상품들이 판매돼 지역 주민에게도 일찌감치 입소문이 난 터였다.
이날 바자 수익금 6180만 원은 베다니아의 집과 새터민지원센터ㆍ꿈사리공동체 등 11개 단체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본당 신자들은 지난해에도 바자 수익금 6000여 만 원을 다문화가정과 새터민 등에 전달했다.
사목회 총무 김문도(도미니코)씨는 "신자들이 아까워하지 않고 품질 좋은 의류며 구두 등을 내놓아 본당 바자치고는 수익금이 많다"며 "물품을 내놓은 신자와 물품을 구입한 신자 모두 어려운 이웃과 나누려는 마음 하나로 동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중 이어지는 사랑나눔
바자뿐만이 아니다. 본당의 사랑나눔은 365일 이어진다. 본당 사회사목분과는 본당 예산의 10인 1억 2000여 만 원을 사회사목비로 배정받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교구 후원이 적어 어려움을 겪는 사회복지 `사각지대`를 구석구석 찾아다닌다.
장병철(율리아노) 사회사목분과장은 "해마다 분과원들이 어떤 이웃과 어떤 방법으로 사랑을 나눌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며 "올해도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사랑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부활대축일과 예수성탄대축일이면 사회사목분과 회원들과 여성 레지오 단원들은 바빠진다. 전ㆍ의경 3500명에게 나눠 줄 간식과 치약ㆍ칫솔 등 생필품을 일일이 포장하기 때문이다. 신자들이 정성으로 포장한 선물 꾸러미는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를 통해 전ㆍ의경들에게 전해진다. 경찰사목위원장 강혁준 신부는 "전ㆍ의경들이 청담동본당 선물 꾸러미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해마다 잊지 않고 찾아오는 신자들이 있어 전ㆍ의경들이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군부대 방문에도 열심이다. 장 분과장과 신자들은 냉동탑차에 빵과 음료수 등을 싣고 강원도 인제 노도부대부터 경기도 연천 전진ㆍ열쇠부대까지 누비곤 한다. 개신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천주교 군선교 지원 실정을 알고 시작한 나눔이다.
이효석(군종교구 전진본당 주임) 신부는 "청담동본당 신자들 방문이 군 선교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며 "장병들을 적극 품어주려는 신자들 덕에 입교한 장병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학사업에도 나서 중ㆍ고ㆍ대학생 30명에게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주경수 주임신부는 "성체성사의 정신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할 때 비로소 빛이 난다"면서 "신자들을 독려해 어려운 이웃과 더 활발하게 나누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