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앙의 해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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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선포한 신앙의 해(10월 11일~2013년 11월 24일) 개막일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교구와 본당에서 이에 대한 논의나 계획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대로 준비 없이 신앙의 해를 맞으면 과거 `바오로의 해`와 `사제의 해`처럼 본래 취지를 충실히 구현하지 못한 채 산발적 행사 몇 차례 여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앙의 해는 21세기 복음화 사업의 열쇳말인 `새로운 복음화(New Evangelization)`와 긴밀하게 연결된 특별한 해다. 신앙인들이 먼저 신앙의 해를 살면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새로운 열정과 방법으로 복음을 선포(새로운 복음화)할 수 있다는 게 사도좌의 뜻이다. 즉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정지(整地)작업 기간 성격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지난 6월 `신앙의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전국 교구 사목국 관계자 연수를 한 차례 열었다. 사목연구소는 이 연수에서 신앙의 해 선포 배경과 의미, 한국교회와의 관련성 등을 풀어 설명한 후 이에 기초해 교구 현실과 특성에 맞게 신앙의 해를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목연구소는 이날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발표한 사목권고 형식의 공지를 기초로 본당, 교구, 주교회의 차원에서 시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시했다.
사도좌 지침대로 한국교회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과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초점을 맞춰 신앙의 해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신앙의 해 선포 자의교서 「믿음의 문」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쇄신 동력을 찾고, 「가톨릭교회 교리서」에서 신앙의 근본을 재발견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신앙의 해 개막일을 공의회 개막 50주년이 되는 10월 11일로 정하고, 10월 7일~28일 `그리스도 신앙의 전수를 위한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구 차원에서는 교구장 사목교서, 개ㆍ폐막식, 교리교육 관련 행사, 심포지엄과 토론회 등을 계획해 볼 수 있다. 본당은 공의회 문헌과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대한 교육강좌에 중점을 두는 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주교회의는 가을 정기총회에서 신앙의 해 개막과 관련한 사목서한(담화)을 발표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신앙의 해를 관장하는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는 신앙의 해 개막 행사와 내년도 주요 프로그램을 이미 확정, 발표했다. 발표내용 가운데 침체된 유럽교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바르셀로나, 브뤼셀, 파리, 빈 등 유럽 72개 도시를 선교도시로 선정, 복음화 노력을 집중하는 `메트로폴리스 미션(metropolis mission)` 사업이 관심을 끈다. 필리핀 주교회의도 7월 9일 사목서한을 통해 새로운 복음화 9개년 사목계획을 발표하고 신자들 참여를 촉구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