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루르드 성모 발현 동글. 아튀레 신부는 성지에서 하느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대표적인 곳으로 루르드 성모 발현 동굴을 꼽았다 [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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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시티=CNS】 교황청 성지순례사무국 책임자인 체사르 아튀레 신부는 순례객들에게 순례를 떠날 때는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떠나라고 당부할 정도로 그렇게 순진하지는 않다.
하지만 아튀레 신부가 순례객들에게 꼭 당부하는 것이 있다. 성지에 가서는 결코 먼저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것이다. 성지 현장을 체험하기도 전에 사진으로 고정화하는 것은 성지 순례의 체험을 반감시킨다는 것이다.
아튀레 신부는 이렇게 당부한다. "먼저 성지를 체험하라. 체험이 강렬하게 다가올 때, 그 체험을 잊지 않기 위해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활용하라."
올바른 순례를 위해 지양해야 할 또 한 가지는 다른 일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로마에서 루르드까지 비행기로 90분이면 가는데, 루르드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에게 전화해서 세탁물을 잘 널어놓으라는 등 이러쿵 저러쿵 할 일들을 챙기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집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순례지, 성지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아튀레 신부는 강조한다.
아튀레 신부는 "휴식을 위한 여행과 달리 성지순례는 영적 만남을 찾아 나서는 데 있다"고 말한다. 어떤 성지들은 "하느님의 현존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면서 그 대표적인 세 곳으로, 예루살렘의 주님무덤성당(성묘성당), 루르드 성모 발현 동굴,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의 고요한 갈릴래아 호수를 꼽았다.
아튀레 신부는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기도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종교적 체험은 육체적 차원을 지니기에 깊은 종교적 체험을 찾아 순례 중이라면 육체 또한 그 일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는 것이 필요하며 따라서 집안 일에서 손을 떼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아튀레 신부가 순례객들에게 강조하는 또 한 가지는 순례지나 성지에 도착하는 것 자체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순례지에 도착하는 데에 지나치게 몰두하면 순례 자체가 하나의 여정이라는 사실을 잊어 버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순례는 삶에 질서를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아튀레 신부는 순례의 깊은 영적 체험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바른 질서와 순서를 세우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