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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자 대표들 투표로 신임 사목회장에 당선된 김진수(왼쪽)씨가 상대 후보 김춘엽씨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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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목3동본당 제24대 사목회장 당선자는 김진수 요셉 형제님입니다!"
10월 28일 서울 목3동성당 지하강당. 사목회장 선거관리위원장 조경현(바오로)씨가 투표 결과를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진수 사목회장 당선자가 상대 후보 `기호 2번` 김춘엽(베드로)씨와 포옹하며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목3동본당(주임 최부식 신부)이 추대 형식으로 사목회장을 뽑는 관례에서 벗어나 `파격적` 방법으로 사목회장을 선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투표에는 사목회 상임위원, 자문위원, 구역반장, 각 단체장,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 단장 등 신자 대표 200여 명이 참여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사목회장 선거는 목3동본당의 전통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본당은 4년 전 제22대 사목회장을 뽑을 때 전 신자 투표를 준비했지만 후보 1명이 막바지에 사퇴하면서 무산됐다. 2년 뒤 다시 사목회장을 선출할 때는 후보 2명이 출마한 가운데 사목위원 40명이 투표를 해 결정했다. 이번에는 선거인단을 구역장, 반장, 단체장 등으로 확대해 좀더 많은 신자들 의견이 반영되도록 했다.
후보등록 기간(10월 11~14일)에 김진수ㆍ김춘엽 두 후보가 등록했고, 두 사람은 2주 동안 신자 대표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출마를 알렸다. 요즘 대선 후보들 간에 벌어지는 네거티브(상대방 후보 약점을 공격하는 것) 선거운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
투표 전 두 후보는 신자들과 함께 가톨릭 성가 `하나 되게 하소서`를 불렀다. 이어 정견 발표 시간에는 상대방 후보를 칭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물론 본당 발전 공약도 발표했다. 김진수 후보는 "선거기간에 모두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김춘엽 후보는 "목3동본당을 명품 본당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투표 결과 발표 후 두 후보는 다시 한 번 포옹하면서 화합을 다짐했다. 조경현 선거관리위원장은 "혹시라도 마음이 상하는 일이 생길 것을 우려해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접전이었다"고 귀띔했다.
최부식 신부는 "신임 사목회장은 상대방 후보의 공약도 수용해가면서 직무를 잘 수행하길 부탁한다"며 "선거기간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 두 후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