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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차림 선비와 외국인 사제 ''어깨동무''

서울 가회동본당, 지역 특성 살려 한옥과 양옥 조화 이룬 새 성전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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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회동본당 모형도. 한옥과 양옥이 조화를 이룬다.
 

서울 종로구 계동길은 북촌 한옥마을로 유명하다. 서울 한복판에서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 북촌 중심에 가회동성당 건축이 한창이다.
 가회동본당 주임 송차선 신부는 "북촌 일대는 한국교회 첫 미사가 봉헌된 초대 한국교회 사적지"라며 "새 성전은 모진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켜온 선조의 이야기를 담은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시대에 사람들 눈을 피해 한양에 입성한 중국인 주문모(1752~1801) 신부는 1795년 4월 5일 북촌에 있는 최인길(마티아) 집에서 첫 미사를 봉헌했다. 강완숙(골룸바) 도움으로 주 신부가 사목한 지역 역시 북촌 일대다.
 당시 신앙 공동체와 멀지 않은 곳에 조선 왕실이 있었다. 궁녀 강경복(수산나)과 문영인(비비안나)도 북촌에서 세례를 받았다. 신유박해 때 포도청으로 압송된 강 수산나는 "형벌을 당해 죽는다고 할지라도 신앙을 버릴 생각이 없다"며 참수형을 달게 받아들였다. 박해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신앙의 꽃이 핀 곳이 가회동이다.
 가회동본당은 박해와 화해의 상징이기도 하다. 병인박해를 일으킨 흥선대원군(1822~1898)의 손자 의왕(본명 李堈, 비오)은 1955년 8월 9일 가회동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의왕은 윤형중 신부에게 "할아버지가 천주교인들을 많이 잡아다 죽였으니 내가 속죄하는 마음으로 천주교에 귀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1896년 흥선대원군 부인 민씨도 주님을 받아들였다.
 신축 성당<모형도 참조>은 한옥과 양옥이 어우러진 구조다. 입구에서 바라보면 단아한 느낌의 한옥이다. 한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서양식 건물이 나온다. 송 신부는 "성당은 단아한 한복 차림 선비와 외국인 신부가 어깨동무한 형상"이라며 "어깨동무는 교감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동서양 만남은 서로의 장점을 끌어 올렸다. 한옥 외형은 아름답지만, 공간적 측면에서는 기능성이 떨어진다. 양옥은 공간적 활용도가 높지만, 미적 감각이 떨어진다. 두 건축양식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장점을 극대화했다.
 송 신부는 "한옥에 북촌 신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실과 관광객들이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것"이라며 "세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북촌에서 선교본당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화적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 혼배와 문화공연 등을 위해 300석 규모 성전을 개방할 계획이다. 또 기계식 파이프 오르간을 개방해 연주자들에게는 연습 기회를, 성전을 찾는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연주를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성물 역시 미술을 전공한 본당 신자들이 직접 만들어 봉헌할 계획이다.
 송 신부는 "주님이 자신의 몸을 온전히 내어주신 것처럼 가회동 신앙공동체 역시 세상을 향하는 교회가 될 것"이라며 "다시 찾고 싶은 성당, 아름다운 공동체, 세례를 받고 싶은 성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전은 내년 하반기에 완공된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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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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