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안보본당 성경 필사자들(앞줄 가운데가 11권 필사한 김옥제씨)이 18일 성경 필사본을 들어 보이며 필사의 기쁨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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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구 수안보본당(주임 조덕희 신부)에 10년 동안 신ㆍ구약 성경을 11번이나 필사한 신자가 있다. 주인공은 김옥제(세베로,74)씨다. 덕분에 올해 예수부활대축일에 교구장 장봉훈 주교에게 「주석성경」을 선물 받았다.
김씨는 "성경을 쓸 때마다 은총이 쏟아지는 걸 느꼈다"며 "하루에 5장씩 목표를 정하고, 지향을 둔 아들과 며느리, 손자 등을 생각하며 꾸준히 쓴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공직생활을 마치고 60살에 세례를 받은 그는 신앙을 빨리 깨우치고 싶어 성경 필사를 시작했다. 김씨는 필사본을 가족들에게 신앙 유산으로 물려줄 계획이다.
수안보본당은 `성경 필사 화수분`이다. 김씨처럼 성경 필사 열정이 샘솟는 신자가 청주교구에서 가장 많다. 현재까지 27명이 신ㆍ구약을 합쳐 53번이나 필사했다. 지난해 8월 분가한 연풍준본당 신자를 제외하고 순수 본당 신자만 따져도 22명이 42번을 필사했다. 미사 참례 신자가 120여 명인 작은 면단위 본당에서 이만한 결과가 나온 것은 놀랍다.
수안보본당은 조덕희 신부가 부임한 2009년 여름부터 복음정신을 북돋우기 위해 본당 50주년(2013년) 기념 50권 필사 봉헌운동을 시작했다. 신자들이 기쁜 마음으로 성경을 꾸준히 써온 덕에 이미 목표치를 넘겼다.
본당은 또 50주년을 준비하기 위해 50 가정이 매일 새벽미사에 참례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즘 47 가정이 매일미사에 참례하고 있다. 신자 절반인 60여 명이 새벽미사 30분 전에 자리에 앉아 성경 통독을 한다. 이런 열정적 신앙심의 뿌리는 성경 필사라는 게 조 신부 설명이다.
조 신부는 "신자들이 성경을 쓰면서 복음적으로 성숙해가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겪는 고난과 시련도 하느님께 맡기면서 기도로 극복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수도회에 입회한 딸을 위해 성경을 쓰기 시작해 3번째 필사 중인 홍석우(바오로, 63)씨는 "한 번 한 번쓸 때마다 인상깊은 구절이 머릿속에 새겨진다"며 "사이비 종교에 현혹되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성경의 올바른 뜻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성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