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발간된 「나자렛 예수」 제3권에서 예수의 유년기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과거의 한 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을 세 권의 책으로 압축한 이 시리즈의 마지막 권을 통해서 정치 권력의 한계, 인간 자유의 목적 등 중대한 신학적,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고 있다.
불과 132쪽 분량의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나자렛 예수」 제3권은 동정 잉태나 고대 이교와 유대-그리스도교 문화 안에서 나타나는 다양하고 독특한 자연에 대한 관점 등 흥미로우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문제들을 광범위하게 성찰하고 있다.
교황청은 11월 20일 바티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21일부터 50개국에서 영어는 물론 그 외에 8개국어로 번역 출간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교황은 이 책에서 예수의 탄생과 어린시절 이야기를 전하는데, 마태오 복음과 루카 복음을 바탕으로 하되, 언어학, 정치학, 예술사, 과학사 등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의 예수의 일생과 가르침에 대한 탐구 결과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이 세 권의 책은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오랜 내적 여정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특히 여기에 포함된 내용들은 대부분 가톨릭 교리로 인정되지만, 텍스트 자체는 교회 교도권의 대상은 아니며 자유롭게 반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책에서 동정 잉태와 부활은 하느님께서 물질 세계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으로 개입하신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리스도교 신앙의 ‘초석’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 두 가지는 현대 정신세계에 파문을 일으킨다”며 “왜냐하면 현대의 정신은 신이 이념과 생각, 영적 세계 안에서만 활동할 뿐 물질 세계에 관여할 것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그러나 하느님이 창조의 힘, 물질을 넘어서는 힘을 지니고 계신다는 가정은 비논리적이거나 비이성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흥미롭게도 예수 탄생의 정치적 맥락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그리스도의 평화’가 반드시 로마의 지배자 케사르의 평화와 배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도의 평화는 세속의 평화를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인간의 자유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이다. 교황은 “하느님이 인간을 구원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이 자유롭게 ‘네’라고 대답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바로 자유로운, 겸손하지만 위대한 순종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예수의 탄생과 삶, 죽음과 부활은 모순, 역설과 신비로 가득 찬 이야기로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모순의 표징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은 “예수가 참된 하느님의 표징이 되도록 해주는 것은 그분 스스로 하느님의 모순을 취했다는 점”이라며, “그분은 십자가의 역설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하느님의 역설을 수용하고 드러내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