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진씨 장례미사에서 한인희(한강본당 부주임) 신부가 고별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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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웃었던 천사, 김동진…. 성당에 온통 네 흔적이 배어 있어. 아이들 향한 사랑과 장난치던 웃음, 여기에 다 있는 것 같아. 네가 그토록 사랑하는 주일학교 학생들. 이제부터 그 사랑 우리가 마저 줄게. 난 부끄러운 교사였는데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 될게.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해…."
11일 김동진(프란치스코, 22)씨 장례미사가 봉헌된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성당(주임 정순오 신부).
본당 복사단 스키캠프에 갔다가 뇌사상태에 빠져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고인의 주일학교 동료 교사 엄정현(카멜라, 22)씨가 추모사를 읽어 내려가자, 숙연했던 대성전은 눈물바다가 됐다. 중고등부 학생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미사에 참례한 본당 신자 800여 명은 슬픔을 가누지 못한 채 흐느꼈다.
김재원 보좌신부는 강론에서 "(고인은) 어려서 복사를 하고 주일학교에 다니며 사제의 꿈을 키웠던 착하고 성실한 젊은이였다"며 "그는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우리 가슴에 살아 있고, 그의 빈자리는 허전하지만 사랑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추모했다.
고인은 6일 복사단 스키캠프 선발대로 떠났다가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중 쓰러져 두통을 호소해 강릉아산병원으로 실려갔다. 뇌출혈로 혼수상태에 빠진 고인은 7일 새벽 서울성모병원으로 후송돼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8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부모는 아들이 베푸는 삶을 살아온 만큼 망설임 없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9일 의료진은 김씨의 심장과 간장, 췌장, 신장 2개, 각막 2개를 적출해 6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췌장과 신장 1개는 한 명의 환자에게 동시 이식했다. 뼈와 피부 등 인체조직도 기증했다.
고인의 아버지 김명수(레오, 55)씨는 "어렸을 때부터 투정 한 번 부리지 않은 착한 아들이었다"며 "성당에서 살다시피 할 정도로 아이들을 사랑했다"고 말문을 잇지 못했다. 미사 내내 슬픔을 감추지 못한 어머니 김혜란(막달레나, 59)씨는 "동진이의 장기기증이 성공하면 아들이 또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살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인을 꿈꾼 고인은 기타와 드럼, 피아노 등 많은 악기를 다룰 줄 알아 중고등부 미사 반주를 하고,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기타를 가르쳐주는 등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열정적으로 내어준 청년이었다. 교리교사 활동을 부담스러워하는 동료 교사들에게는 "성적과 입시로 지친 아이들이 예수님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자"고 격려했다.
서울예술종합대학교 실용음악과를 휴학 중인 김씨는 교리교사 활동으로 군 입대를 미뤄오다 올해 입대할 계획이었다. 유해는 용인 천주교공원묘지에 안치됐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