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햇살 청소년사목센터 조사연구 자문위원인 박문수 박사가 대치동본당 사목진단 보고서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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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동본당(주임 김철호 신부)이 본당 사목 현황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사목진단 보고서를 냈다. 사목진단 보고서는 본당 성인 신자와 냉담교우, 어린이ㆍ청소년ㆍ청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및 주일학교 교사회 의견조사, 사목위원회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한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 8월 1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된 조사에 본당 교적상 신자 6000여 명 중 2370여 명이 참여했다. 조사는 햇살 청소년사목센터(소장 조재연 신부)가 맡았다. 본당은 2월 24일 교중미사 후 사목진단 보고서 발표회를 가졌다.
#대도시ㆍ중산층을 대표하는 본당의 현주소
보고서에 따르면 대치동본당은 지역 복음화율 31.3인 본당답게 신앙생활에 대한 만족도와 종교교육ㆍ영성훈련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목자 역시 신자들에게 신앙의 기본적인 측면인 영성 심화와 공동체 쇄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신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본당의 시급한 사목 현안으로 신자 48.8가 `신앙 성숙`을 지적했다.
응답 신자들은 `마음의 평화`를 삶과 신앙의 중심으로 꼽았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마음의 평화가, 이어 행복한 가정, 신앙생활, 건강이 뒤를 이었다. 사제 강론은 37.7가 마음의 위로와 평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신자들의 공동체 활동에 대한 참여 의지와 공동체 결속력이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자들의 단체 참가 비율은 10에 불과했고 이중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신자 대부분이 개인 신앙을 위한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앙생활에 부모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둔 신자들은 "자녀가 성당에 자주 가는 것보다 학원에 가는 게 인생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설문에 응답한 청소년 중 50 가량이 "부모가 성당에 나가지 못하게 한다"고 답했다. 윤리적으로 바르게 사는 것을 고민할 나이의 청소년ㆍ청년들은 오로지 학업과 취직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다.
냉담교우 신앙의식 조사 역시 생계와 학업으로 인한 신앙 소홀을 냉담의 1순위로 꼽았다. 영세 후 냉담시점은 3년 미만이 31.2로 전국 쉬는 신자 조사결과와 유사했으며, 냉담 중 후견인의 존재 여부는 없었다고 답한 이들이 64.1에 달했다. 냉담에 들어갈 당시 "본당에 아는 교우가 없었다"고 답한 이는 56.5였다. 냉담 전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이는 9에 불과했다. 이는 단체활동 및 친교 강화로 냉담을 줄일 수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고서를 발표한 햇살 청소년사목센터 자문위원 박문수 박사는 "대치동본당은 대도시의 중산층 이상이 모여 사는 지역의 전형적 특징이 드러나는 본당"이라며 "평신도 사도직 활동 방향이 내부 지향적이어서 현세 질서의 복음화 사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신앙과 삶에 온도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사목지침
사목진단 보고서는 본당 현안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공동체성 확인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 마련 △새로운 복음화 △청소년 사목을 위한 부모 신앙 교육 △공간 확보 및 시설 투자 유보 등을 우선 사목과제로 꼽았다. 중산층이 주류를 이루는 지역이지만,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를 강화하고 사회 정의와 평화 증진을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 박사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 사목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본당 구성원 모두의 몫"이라며 "본당이 사목의 양적인 면은 물론 신앙의 질적 측면에서도 최고의 본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를 통해 본당 사목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인프라 구축과 신자 복음화를 위해 신앙의 해 지침을 적어도 3~5년 지속하는 방향 등도 제안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높은 본당으로 꼽히는 공동체가 사목 현주소를 돌아보고 더 나은 사목 환경 조성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본당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사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목진단 보고서 요약본도 각 가정에 배포할 방침이다.
김철호 신부는 "조사를 통해 나온 객관적 사목진단 결과는 본당의 중장기 사목계획을 세우는 데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신자들이 공동체를 더욱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한 단계 신앙 성숙의 계기를 이루기 바란다"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