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주교와 41만 2000명의 사제를 포함한 전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야 하는 새 교황에게 요청되는 과제는 무엇일까.
4일 추기경들이 첫 전체회의를 열었을 때 묵상거리로 받은 주제가 `이 시대에 교회가 직면한 문제점들과 새 교황 선출에 요구되는 신중한 분별력`이었다. 그렇다면 새 교황에게 요구되는 과제는 `이 시대에 교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을 해결 또는 극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대에 교회가 직면한 문제점들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교회와 세계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세속주의 문제, 절대적 진리를 거부하는 상대주의 문제, 생명과 인권 등 인간 존엄성 문제, 가정과 혼인 등 전통적 가치관의 혼란 문제 등은 교회와 신자들의 삶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문제들에 대한 교회의 분명한 입장 정리와 확고한 대응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 새 교황은 전임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역점을 둔 새로운 복음화 과제와 또 전임교황이 진리의 선포자로 수행해온 교도직 사명을 잇고 강화해야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밖에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문제도 새 교황이 계속해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둘째는 교황청과 지역 교회들 간의 관계 정립이다. 이번 교황 선출 준비회의에서도 여러 추기경들이 이 문제에 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지역 교회의 자율성과 주교단 단체성이 더 존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컨대 라틴 아메리카 교회에서는 라틴 아메리카를 더 잘 이해하는 교황이 나와주기를 기대하는데, 이는 지역 교회의 상황과 교황청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셋째는 교황청 내부의 개혁 문제다. 교황청 내부의 개혁은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요청되고 있다.
효율성 문제는 교황청 내부가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관료주의화 돼 있다는 지적과 맞물려 있다. 부서간 소통 문제뿐 아니라 부서장이 교황을 만나려고 해도 몇 개월씩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투명성 문제는, 교황청 내부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바티리크스` 사건에서 보듯이 특히 직원들의 윤리적 문제와 맞물려 있다. 이와 관련, 주변에서는 십계명 중 제6계명과 제7계명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새 교황에게는 이처럼 만만찮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영성적 힘을 지닌 교황이 필요하다. 온 교회가 기도하고 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돔에서 내려다 본 성 베드로 광장과 그 일대 전경. 새 교황이 탄생하는 날 이 광장 일대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 탄생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환호의 물결이 넘실 거릴 것이다. 그만큼 새 교황의 과제는 막중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