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형·동생 등과 함께 밥을 먹으니 서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어 기뻐요.”
오늘은 오랜만에 잔치국수를 먹게 됐다. 집에서 혼자 먹는 즉석라면과는 비교도 안 되는 맛이다. 한 그릇 뚝딱 비우기도 전에, 엄마들은 두툼하게 돌려 만 국수사리와 따끈한 국물, 고명 등을 척척 채워준다. 유치부 부터 고등부까지 전 주일학생들이 모인 자리. 신부님도, 수녀님도, 엄마·아빠들도 한데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시끌벅적하지만, 한 가족처럼 스스럼이 없기에 만들어지는 대화 시간이기도 하다.
대전 성남동성당에서는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밥상이 차려진다. 자모회가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해 차리는 저녁식사다. 올해로 7년을 훌쩍 넘어섰다.
성남동본당(주임 정필국 신부) 관할 지역은 대전광역시 내에서 꽤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타 지역에 비해 조손·외부모·맞벌이가정들이 많다보니 끼니를 거르는 결식아동들도 늘어왔다.
그 아이들의 모습은 가장 먼저 ‘엄마’들 눈에 띄었다. 마음의 상처나 부담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소 개신교회에 비해 어린이·청소년들의 신앙 활동 지원이 미비한 빈자리도 메워 주고 싶었다. 자모회 김은숙 회장의 설득으로 뜻을 모은 회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매주 생필품 판매 등으로 꾸준히 기금을 마련한 덕분에, 주일학교 학생들은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성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매주 식사하는 인원은 평균 50여 명. 많을 때는 80여 명을 훌쩍 넘어선다. 애써 관심 없는 척해도 ‘오늘은 무엇을 먹게 될까’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눈빛에, 엄마들 밥이 가장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학교 친구들을 성당으로 데려오는 아이들의 순수함에, 손주가 성당 가는 것을 좋아한다며 덩달아 기뻐하는 할머니의 함박미소에 자모회원들은 밥 짓기를 멈출 수 없다고.
토요일이면 으레 10여 명 이상의 자모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밥을 지으러 나온다. 특별히 순번을 정해두지 않아도 한 번도 봉사인원이 빈 적이 없다. 무엇보다 아이들 덕분에 엄마들의 신앙생활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정필국 신부가 부임한 이후로는 매주 밥을 짓기에 앞서 ‘거룩한 독서’(Lectio Divina)도 빠트리지 않고 진행한다. ‘엄마’들의 정성에 힘입어 올해부턴 본당에서도 식사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본당 주임 정필국 신부는 “우선 어린이·청소년들이 성당에 오는 것이 즐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배려해야 한다”며 “기쁜 마음으로 자주 성당을 오갈 때 하느님의 말씀을 친근하게 받아들이고 생활 안에서 실천할 수 있는 힘도 키워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신부는 “앞으로는 어머니 뿐 아니라 아버지들도 주일학생들과 자주 어울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신앙을 키워갈 수 있는 장을 다채롭게 제공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