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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ㆍ부모 발 씻겨주며 가족 소중함 체험

서울 신사동본당, 구역ㆍ반 공동체가 함께하는 사순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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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동본당이 마련한 발 씻김 예식에서 남편에게 발 씻김을 받던 아내가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랑해요, 여보. 당신 발이 이렇게 예쁜지 미처 몰랐네. 하하."

 "부모님, 고맙습니다. 종종 발 씻겨드릴게요."

 12일 저녁 서울 은평구 신사동성당.

 `구역ㆍ반 공동체가 함께하는 사순피정`에 참가한 50여 명 신자가 저마다 가족의 발을 씻겨주느라 여념이 없다. 잠깐 서로 발만 씻겨줬을 뿐인데 발 씻김 예식(세족례)을 하는 내내 여기저기서 "사랑해요"란 말이 자연스럽게 들려왔다. 아내들은 무릎 꿇고 자신의 발을 씻겨주는 남편을 보며 눈물이 난다며 멋쩍어 했고, 자녀들은 부모의 발을 처음 씻겨드린다며 수줍게 웃었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부터 묵묵히 함께한 노부부 신자까지 이날 예식에 참여한 가족들은 모두 짧은 발 씻김을 통해 깊은 가족 사랑을 느꼈다.

 이번 발 씻김 예식에는 사순시기를 보내며 섬김을 받기보다 섬기러 오신 예수님을 본받고 가족과 동료 신자 간 화해와 감사의 마음을 북돋우고자 마련됐다. 보통 단체장이나 구역장만 형식적으로 참여해오던 발 씻김 예식이 이곳에서는 전 신자에게 행해졌다.

 구역ㆍ반장들은 마련된 예식서에 따라 직접 전례를 진행했다. 구역장은 반장, 남편은 아내, 자녀는 부모 발을 씻겨주고, 마지막엔 구역 홀몸 어르신 신자들 발을 씩어줬다. 어르신들은 미안한 마음에 "그만 됐어요"라며 웃음 지었다. 재의 수요일 다음 날인 2월 14일부터 3월 19일까지 사순시기 평일에 구역별로 진행된 예식에는 14개 구역 700여 명 신자가 참석했다.

 하창호(바오로)씨는 "경건하고 성스러운 세족례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이 표현될 줄은 몰랐다"며 "아내에게 발을 씻겨주며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김옥자(가밀라, 78)씨는 "반장님께서 발을 씻겨줬는데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기분이 좋았다"며 "신자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길동(알퐁소 로드리게스) 사목회장은 "사순시기에 신자들이 가족과 공동체 사랑을 느끼며 연일 감동하고 있어 덩달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범연 주임신부는 "서로 발을 씻겨주며 화해의 은총을 입길 바란다"면서 "예식을 통해 가족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깊이 깨닫고 서로 일치하며 성가정을 이루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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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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