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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폴 영이 18일 야당맑은연못성당에서 가진 본당 신자들과의 만남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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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신앙심은 두터웠지만, 분노에 가득 차 있던 분이셨습니다. 저는 하느님이 우리 아버지같이 분노에 찬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까지 50년이 걸렸죠."
전 세계적으로 1800만 부가 팔린 소설 「오두막」의 저자 윌리엄 폴 영(58, 이하 영)은 18일 의정부교구 야당맑은연못성당에서 가진 `본당 신자들과의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이 자기 삶에서 느낀 신앙 경험을 얘기하자 본당 신자 100여 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쫑긋 세웠다.
그의 두 번째 소설 「갈림길」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은 영은 이 자리에서 또 "책에 선하신 하느님을 최선을 다해 묘사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예수님은 늘 마음에 들어와 계시는 가장 선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을 무서운 존재로 느끼는 건 우리가 자초한 일"이라며 "예수님은 우리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치유하려면 무엇보다 예수님의 사랑을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당 신자들이 영과 같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저자와의 만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최성우 주임신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문화사목 프로젝트 덕분이다. 글로벌 문화사목 프로젝트는 본당이 `문화`를 통한 복음화로 신앙 공동체의 영적 내실을 다지는 사업. 구체적으로 △교육 및 신심운동 참여 △청소년 문화운동(공부방ㆍ취미반) △문화를 통한 사목(맑은연못콘서트ㆍ독서운동) △문화에 대한 사목(생명문화 교육ㆍ작은학교) 등이 있다.
이번에 열린 영과의 만남도 문화사목 프로젝트의 독서운동 가운데 하나다. 최 신부는 본당 신자들이 영적 도서를 읽고 저자와 소통하며 문화적 나눔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최 신부는 "문화사목 프로젝트는 성당을 지으면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영적 신앙공동체를 일궈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보완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봉사를 통해서도 하느님을 만날 수 있지만, 영적 독서를 통해서도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며 "영적 독서로 주님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만나게 해주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과의 만남에 참석한 김학미(엘리사벳, 50)씨는 "성당은 기도하러 가는 곳인 줄만 알았는데,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문화 혜택을 누리게 돼 기쁘다"며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평화방송 라디오(105.3㎒)의 공개 방송 프로그램 `북 콘서트`(제작 이진원 PD)로 진행됐다. `북 콘서트` 윌리엄 폴 영 작가편은 31일 오후 6시 5분에 방송된다. 본당은 다음 달 14일 강북삼성병원 이교원(산부인과) 교수와의 만남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