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잘 그리셨네요!" 미술교실 강사가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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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길음동본당 교육관 `타대오방`. 여성 신자 10여 명이 강사 지도를 받으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초보자도 있었지만 대부분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이들은 본당이 개설한 미술강좌 수강생들이다.
길음동본당(주임 김중광 신부)이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다채로운 문화강좌를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미술교실부터 요가, 기타연주, 한지공예, 묵주 만들기, 레고과학, P.E.T(부모역할 훈련 교육) 등 11개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수강생 숫자는 100명을 넘나든다.
본당이 쉬는 날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교육관에는 수강생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5월에 전례무용과 생활영어반이 새롭게 개설되면 강좌는 13개로 늘어나게 된다. 여느 구청이나 백화점 문화센터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길음동본당이 `문화강좌의 산실`이 된 것은 "신자뿐 아니라 지역주민에게 성당 문을 활짝 열어 놓겠다"는 김중광 주임신부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2009년 교육관 신축 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문화강좌를 떠올렸다.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강좌를 시작했다.
본당은 주보에 문화강좌를 안내해 신자들 참여를 유도했다. 수강료는 대부분 1~3만 원 가량으로 다른 문화센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강사진은 해당 분야 전공자나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문화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김성희(아녜스)씨는 "주보 공지를 보고 `강의를 하고 싶다`며 먼저 연락해 오는 신자들이 있어서 새로운 강의가 계속해서 개설되고 있다"면서 "소문을 듣고 온 미신자 수강생들도 꾸준히 있어 선교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강생들 반응은 무척 좋은 편이다. 5월 개설 예정인 `생활영어반`은 주보 공지가 나간 지 일주일도 안 돼 벌써 8명이 신청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레고 과학교실과 미술반도 늘 북적거린다. 김씨는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만족을 표현하다"고 귀띔했다.
미술강좌를 수강하는 강복희(골룸바)씨는 "그림을 배워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강의를 들으면서 많이 실력이 늘었다"며 "미술강좌 덕분에 성당에 한 번이라도 더 오게 되고, 신자들과 교류도 하고, 여가 활동까지 할 수 있어 무척 좋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문화강좌는 신자들은 재능 나눔을 할 수 있고, 지역 주민들은 성당과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문화강좌를 지속적으로 마련해 지역 주민들 발길을 성당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