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순서는 아빠와 함께하는 ‘일심동체’ 게임입니다. 제가 제시어를 외치면 그 단어에 맞는 동작을 취해주시면 됩니다. 아빠와 여러분 모두 같은 동작을 취했을 때만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7일, 아빠와 함께하는 요리 파티가 열린다고 해서 찾은 서울 천호동성당 연회장. 오후 12시가 넘도록 게임이 한창이다. 행사에 참가한 아빠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게임에 완벽히 몰입한 모양새다. 아이들 앞에서 우스꽝스런 포즈를 취하며 망가지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사실 아빠들이 이렇게 게임에 열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요리에 앞서 열리는 이 게임에서 1등을 차지한 모둠이 먼저 재료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천호동본당(주임 이성운 신부) 중·고등부 주일학교에서 마련한 ‘아빠와 함께하는 요리 파티’ 행사 모습이다. 이날 행사는 요리를 통해 아빠와 자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모둠이 재료를 나눠 가졌지만 본격적인 요리 시작에 앞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아빠와 아이들 모두 난감한 표정이다. 일단 아빠가 소매를 걷어붙여 각종 채소를 썰기 시작했다. 채썰기, 어슷썰기, 깍둑썰기도 뚝딱이다. 아빠의 의외의 칼솜씨에 여기저기 “와아!” 하며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병곤(프란치스코·44)씨는 이날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누구보다 열심히 요리에 임했다. “평소에는 집에서 요리를 잘 안 하잖아요. 이런 기회에 아이들과 함께 요리할 수 있어 너무 즐겁습니다. 앞으로 소통 잘하는 아빠가 되도록 노력해보려고요.”
곧 냄비에서 카레가 끓고 프라이팬에서 밥이 볶아졌다. 요리가 하나 둘 완성되면서 연회장 안은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다. 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회장 강정민(클로틸다·18)양은 아빠 강신만(바오로·50)씨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강양은 “아빠와 함께 요리하는 것이 어릴 때 이후 처음”이라고 말하며 한껏 들떠있었다.
아빠와 아이들이 만든 요리에 대한 심사는 어머니 심사단의 몫이었다. 이날 1등은 토마토 치즈 파스타와 참치샐러드를 만든 6모둠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등수는 숫자에 불과하다. 시상이 끝난 후 아빠와 아이들은 함께 만든 음식을 나누며 기념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이성운 주임신부는 “세상이 워낙 바쁘다보니 아빠들이 정말 소중한 것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빠와 자녀는 누구보다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관계입니다. 함께 한 추억이 있을 때 비로소 공감이 이뤄집니다. 오늘과 같은 작은 추억들을 통해 가족은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라는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