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포드(영국)=CNS】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 탄생은 가톨릭 인구의 거대한 변화 흐름이 교회 얼굴을 바꾸고 있고, 전통적으로 유럽이었던 교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단정해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유럽인들은 가톨릭 전통의 수호자라는 역할을 다른 대륙 사람들과 나눠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사회학자 겸 신학자인 폴 줄레너 신부는 "로마의 주교(교황)가 가톨릭 수장이기는 하나 더 이상 교회의 중심(the church`s center)은 아니다"며 "아르헨티나에서 교황이 나왔다는 사실이 이러한 새로운 상황을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교황 선거에 참여한 추기경 115명 가운데 이탈리아 출신은 28명이나 됐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도 대부분 유럽 추기경이었다.
하지만 지난 100년 간 세계 가톨릭 인구가 4배 증가해 12억 명이 되는 동안 유럽에서는 신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1910년만 해도 세계 가톨릭 인구의 3분의 2가 유럽에 살았다. 미국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금은 4분의 1 정도가 유럽인이다.
한 예로 네덜란드 전체 가톨릭 신자 수보다 필리핀 마닐라 신자 수가 더 많다. 프랑스와 독일만 하더라도 1910년에는 브라질보다 신자 수가 두 배 더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브라질은 신자 수가 1억 2675만 명으로 프랑스나 스페인보다 세 배 더 많다. 멕시코는 프랑스의 2.5배다.
세계 가톨릭 인구 중 유럽인은 1970년만 해도 38였으나 지금은 23.7다. 유럽교회는 사제성소 부족도 심각하다. 요즘 새 사제 3분의 1은 `성소의 보루`라 불리는 슬로바키아와 폴란드에서 나온다.
전체적 상황은 그렇지만, 요즘 스칸디나비아 교세는 성장하고 있다. 옛 소련 연방 국가 교회들도 복음적 활력을 회복하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여전히 가톨릭 신학사상의 발전소다.
반면 이번에 교황을 배출한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연안국 포함) 가톨릭 인구는 세계 가톨릭 인구의 39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100년 전에는 25 정도였다. 같은 기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가톨릭 인구는 1에서 16로 급상승했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가톨릭 인구는 1400만 명에서 1억 3000만 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폴 줄레너 신부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민자들 덕분에 미국교회가 활력을 유지하듯이 유럽교회도 저개발국 인구 유입으로 한결 다양한 모습을 띨 것이다. 자국의 고유 종교문화와 영성을 갖고 유럽에 들어오는 타국 신자들이 오랜 역사의 구태를 몰아내면서 유럽 그리스도교 신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영국 가톨릭 주간지 「더 태블릿」 전 편집장 존 윌킨은 "새 교황의 가난의 정신과 단순성은 신앙인들이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이끌면서 신앙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제 성추문 등으로) 교회 신뢰성이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새 교황의 가난하고 겸손한 언행은 사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것이다. 유럽인에게 새 교황은 밖에서(라틴아메리카) 온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