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경표 신부가 신자들 의견을 듣고 부연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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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득이한 경우에는 기도나 선행으로 주일미사 참례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하는데, `부득이한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주일미사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고해성사 부담이 덜어져)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주일미사 참례와 고해성사 의무, 주일미사 전례 활성화`를 위한 신자 토론회가 열린 12일 서울 공항동본당 강당. 전경표 주임신부, 김광두 보좌신부를 비롯해 사목위원, 단체장, 구역ㆍ반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전 신부가 주일미사에 관한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 지침과 이에 대한 주교회의 해석을 소개하고 신자들 의견을 듣는 것으로 토론이 시작됐다. 지침서는 "미사나 공소예절에 참례할 수 없는 부득이한 경우에는 묵주기도, 성경 봉독, 선행 등으로 그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신자는 "집안에 워낙 행사가 많아 주일미사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고해성사를 봐야 해서 껄끄러운 마음이 있었다"며 "주일미사 참례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이 있다면 주일미사를 자주 거를 수밖에 없는 신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자는 "각자 양심에 따라 정말 부득이한 사정으로 주일미사에 빠졌을 때는 평일미사 참례로 의무를 대신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주일미사에 빠졌는데도 죄의식이 생기고,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으로 신자들 냉담이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판공(고해)성사에 대한 토론에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충훈(도미니코, 34)씨는 "미사참례율, 고해성사 참여율이 낮아진다고 해서 오랫동안 지켜왔던 원칙을 바꾸는 것은 교회의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라며 "그동안 해왔던 대로 원칙을 지키며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화정(스텔라, 46)씨는 "판공성사의 취지는 좋지만 부활ㆍ성탄 때마다 길게 줄을 서서 짧은 시간에 고해성사를 보는 것은 너무 형식적"이라며 "형식적인 판공성사보다는 1년에 한 번 진지하게 고해성사를 하는 것으로 판공성사 의무를 대신하자"고 제안했다.
한 신자는 "언제든 고해성사를 볼 수 있다면 신자들이 부담을 덜 가질 것"이라며 "본당마다 은퇴 신부님을 모셔서 상설고해소를 운영하면 좀더 많은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 전례 활성화를 위해서는 "본당에서 전례음악에 신경을 더 썼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