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댁에 평화를 빕니다. 몸은 좀 괜찮으세요? 맛있게 드시고, 아프지 마세요."
매주 금요일 도시락 가방을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소외된 가정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의정부교구 운정본당 운정천사회 `가정방문` 천사팀 도시락 배달 조다. 반찬을 전달하고 기도를 바친 뒤 어르신들 말벗이 돼드린다.
운정천사회는 지난해 4월 조직된 본당 사회사목분과 별칭. 현재 회원 420여 명이 이주사목ㆍ환경농촌ㆍ민족화해 등 4개 천사팀으로 나눠 활동 중이며, 회원 1004명 확보를 목표로 한다. 특히 이들 천사팀은 교구 관련 위원회 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2인 1조로 구성된 도시락 배달 조 18명은 운정성당 인근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정, 몸이 불편해 거동하기 어려운 홀몸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방문한다.
여기 또 하나의 천사들이 있다. 매주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우렁각시 `도시락 만들기` 조다. 조장과 조리사를 포함한 회원 18명은 직접 장을 보고, 얼굴없는 천사들이 기증해 준 다양한 음식 재료로 건강한 반찬 만들기에 분주하다.
위생 모자에 앞치마를 두른 이들은 "사랑은 정성이다"라고 입을 모으며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늘 웃는 얼굴로 `사랑`을 만들어 낸다. 취재를 간 10일에는 무를 넣은 삼치조림, 채소가 들어간 계란찜, 마른 새우를 곁들인 마늘종 볶음 등 이름만 들어도 맛깔나는 반찬이 가득했다. 명절에는 갖가지 명절음식을 특별히 준비한다.
가정방문 천사팀의 도시락 배달 천사들과 도시락 만들기 천사들은 함께 모여 운정천사회 기도문을 바친 뒤 봉사를 시작한다. 가정방문 천사팀은 지난해 6월 구역과 관공서를 통해 의뢰받은 14가구에 반찬을 만들어 배달했고, 최근 26가구로 대상을 확대했다.
반찬을 배달받는 어르신들은 "매번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금요일만 되면 으레 봉사자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다.
도시락 만들기 조 이순례(루치아, 56)씨는 "유쾌하고 화목한 분위기에서 음식을 만드니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에 절로 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도시락 배달 조 서명해(마리아,49)씨는 "봉사를 시작하면서 평소 무관심했던 분들도 사랑의 눈으로 애정을 갖고 바라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변우정(클라라,71)씨는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늘 밝은 모습으로 봉사자를 맞이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주님 은총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

▲ 가정방문 천사팀 봉사자들이 10일 몸이 불편한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반찬을 전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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