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해 6월 9일 합덕성당에서 성체거동에 앞서 유흥식 주교가 신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제병을 굽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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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합덕성당에서는 해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성체거동 행사가 열린다. 올해도 30일부터 이틀간 제병 만들기와 전야제 음악회를 거쳐 대축일인 6월 1일 성체거동을 한다. 성체거동을 하는 취지는 성체성사 안에서 `빵이 되어 오신 주님`을 알아 뵙고,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경배를 드리기 위함이다. 또 생명의 양식인 성체로 힘을 얻어 일상 삶 안에서 주님과 함께 승리의 행군을 하기 위함이다. 이 성체거동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성체 안에 예수님께서 계신다는 확신과 체험을 가져다주며, 자주 미사에 참례하고 꾸준히 성체조배를 하는 계기를 심어줄 것이다. 또 주님 성체를 모시고 승리의 행군을 하는 신앙인들에게 하느님 자녀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해 줄 것이다. 올해 성체거동 행사와 그 의미를 소개한다.
▶제병 만들기 : 5월 30일 오전 11시~오후 3시
합덕본당은 성체로 사용되는 제병을 직접 만들어 쓴다. 먼저 밀을 잘게 부수어 가루로 만든다. 가루가 된 밀은 물과 섞여 밀가루 반죽이 된다. 이 밀가루 반죽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내가 곱게 부서지지 않는다면 결코 내 옆에 있는 형제자매들과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믿는 이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하고 기도하셨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주님께서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으신 것처럼 나도 내 것을 내어 놓아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밀가루가 물과 섞여 하나가 되듯 하나가 된다.
잘 반죽한 밀가루는 제병틀에 넣고 가열한다. 그런데 너무 강하게 가열하면 빵이 타버리고, 너무 약하게 가열하면 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적당하게 가열할 때만이 반죽이 맛있는 빵이 된다. 밀가루 반죽이 빵이 되려면 반드시 열을 받아야 한다. 나도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을 때만이 맛있는 빵이 돼 형제자매들에게 나를 내줄 수 있다. 잘 만들어진 빵은 다시 제병 모양으로 찍어낸다. 이 제병이 성합에 담겨 미사 중에 사제의 축성에 의해 그리스도의 몸으로 변화되고, 우리는 성체로 받아 모신다.
합덕본당이 제병 만들기를 하는 이유는 성체성사가 나눔의 성사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셨다. 그러므로 주님 성체를 받아모시는 이는 움켜쥔 손을 펴고 자신을 것을 내주어야 한다. 주님 마음으로 자신의 것을 내어 놓을 때, 형제자매들과 하나가 될 수 있고, 형제자매들과 함께 작은 빵이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전야제 음악회(풍악을 울려라) : 5월 31일 오후 7시 합덕성당의 성체거동은 농부들이 논에 모를 심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기에 열린다. 그래서 음악회는 지역 주민들에게 큰 기쁨과 여유를 주는 장이다. 이 음악회에는 지역 종교단체들도 참가하는데, 개신교와 불교계에서도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지 않고 대중적인 노래를 통해 지역 공동체와 일치를 이룬다. 또한 음악회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을 맞이해 당진지구 각 본당 성가대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고, 시립합창단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아베 마리아`를 부른다.
▶성체거동 : 6월 1일 오전 10시30분 합덕본당이 성체거동 행사는 6ㆍ25전쟁 중에도 거행됐는데, 당시 성체거동 행렬을 보려고 마을 길가가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올해도 형제자매님들이 가득 메워 줄 것으로 믿는다. 성체거동 후에는 성체강복이 이어지고, 행사에 참례한 신자들에게는 `신앙의 해`를 맞아 전대사가 주어진다.
특별히 올해에는 점점 열정이 식어가는 레지오 단원들에게 뜨거운 열정과 함께 올바른 성체신심을 키워주고자 대전교구장이신 유흥식 주교님이 `레지오 단원과 성체신심`을 주제로 특강을 하신다. 성체성사의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레지오 단원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합덕본당 성체거동이 신앙의 해를 맞아 자신의 성체신심에 대해, 또 우리는 어떻게 미사에 참례하고 있는지, 특히 어떻게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묵상의 시간이 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