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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종합】 "내 연설이 자그마치 5장이나 되는군요! 조금 지루할 것 같으니 이렇게 합시다. 핵심만 짧게 얘기하고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받을게요. 그래도 되겠죠?"
교황 프란치스코의 재치있는 배려에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 모인 9000여 명의 학생과 교사, 부모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교황은 7일 바오로 6세홀에서 예수회가 운영하는 학교 학생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 행사는 가톨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예수회 교황이 탄생한 것을 기념해 이뤄졌다.
교황은 30분 정도 예수회 교육 이념과 가치에 관해 이야기했다. 부모와 교사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교황은 "교육 현장이야말로 예수회를 설립한 이냐시오 성인의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교황은 학생과 교사 10명에게 질문을 받았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질문과 교황의 솔직하고 애정 어린 답변에 바오로 6세 홀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한 여학생은 교황에게 왜 교황궁에 살지 않고, 큰 차도 타지 않고 멋진 옷과 신발을 신지 않느냐고 물었다. 교황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좋다"며 "홀로 사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고,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또 "교황궁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
교황은 이어 청중들에게 단순하고, 가난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기를 당부하면서 "굶주리며 교육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이렇게 많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하느님을 믿기가 어려워지고 자주 하느님 존재를 의심하게 된다는 한 소년의 고민에 교황은 "장애물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교황은 "삶과 신앙의 문제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며 "넘어지더라도 일어서서 다시 걸어가면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 있는 친구들과 떨어져 있어 친구들이 보고 싶지 않은지, 어렸을 때부터 교황이 되고 싶었는지 등 아이들만의 깜찍한 질문이 이어졌다. 교황이 되고 싶었냐는 질문을 듣고 웃음을 터트린 교황은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친구들과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연락한다며 "친구는 매우 소중한 존재고, 친구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마지막으로 가톨릭 교회가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교황은 "공동선을 위해 일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라고 단호히 말했다. 교황은 "우리는 사랑을 실천하는 한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정치가 혼탁하다고 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치는 계속 혼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