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책상에 놓인 편지, 발신인은 중학생 딸이었다. 아빠에 대한 사랑과 격려를 실은 한 줄 한 줄, 온종일 가슴이 뭉클했다.
고등학생 아들은 아빠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생전 처음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이 더욱 그리워지는 60대 자식은 비록 부치지 못할 편지이지만 정성껏 썼다. 사별한 남편에게 못 다한 말을 담아낸 편지글 또한 절절하다.
서울 답십리본당(주임 이창진 신부) 신자들은 지난 6~7월 ‘사랑의 가족 편지쓰기’ 시간을 가졌다. 한 자 한 자 직접 손으로 편지를 써내려가는 과정은 휴대폰 문자나 이메일로 소통하던 때와 달리 더욱 깊은 내면을 돌아보게 했다. 덕분에 평소 말로 건네기엔 멋쩍었던 사랑 표현부터 갖가지 속내들을 실을 수 있었다.
‘사랑의 가족 편지쓰기’는 교구 ‘아버지학교’를 수료한 남성 신자들의 모임 ‘답십리 조은 파파들’(회장 박지흠)의 제안으로 진행됐다. ‘아버지학교’ 여정 중 편지쓰기의 힘을 체험한 후, 다른 신자들과도 나누고 싶은 뜻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조은 파파들’은 이번 편지쓰기는 부모와 자식들의 세대 간 소통 뿐 아니라 부부 대화에도 좋은 윤활제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누구보다 가까운 인간관계이지만 의외로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미움 또한 컸던 가족 구성원들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해와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까이하게 됐다. 특히 본당 주임 신부와 ‘조은 파파들’은 신자들이 성당 우체통에 넣은 편지 대부분을 수신인에게 보내주는 깜짝 선물도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창진 주임신부는 “가족 편지쓰기는 교구 ‘아버지학교’를 통해 심리학적으로도 신앙적으로도 큰 위로와 변화를 이룬 아버지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펼친 행사”라며 “가정 안에서 영향력이 큰 가장이지만 반면 가장 소외되는 존재이기도 한 아버지의 변화를 통해 가정 성화를 돕는 의미 깊은 기회였다”고 밝혔다.
한편 본당은 11일 교중미사 중 ‘사랑의 가족 편지쓰기’ 시상식을 마련, 수상자들에게 으뜸상, 행복상, 감동상, 기쁨상, 희망상 등을 전달했다. 또 본당은 오는 9월 7일 ‘아버지학교 가족의 밤’을 열고, 편지글 나누기와 다양한 대화 시간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