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년 만에 새롭게 단장한 서울 동작동성당 예향카페에서 신자들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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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오전 10시 평일 미사가 끝난 서울 동작동성당(주임 윤종국 신부). 미사가 끝났지만 곧장 집으로 향하는 신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삼삼오오 모인 신자들은 1층 `예향카페`에 들러 시원한 커피 한 잔씩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랜만에 만난 신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은 물론 구역 반모임은 어느 집에서 할 건지, 요즘 집에선 뭘 해먹는지와 같은 소소한 이야기로 카페는 활기가 넘쳤다.
본당이 신자와 지역민을 위해 성당 1층에 카페를 차린 지도 벌써 7년째다. 이제 웬만한 동네 사람들은 성당에 카페가 있다는 것을 다 안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데다, 제일 비싼 메뉴가 2500원으로 저렴해 사람들 입소문을 타고 동네 명소가 됐다. 성당 앞 과일 가게와 부동산 주인아저씨는 단골이 된 지 오래고, 신자가 아닌 이들도 자주 찾는다. 평일 오후 손님은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다.
카페에서 이웃들과 담소를 나누던 윤택경(마리아)씨는 "카페가 있어서 성당에 더 자주 오게 된다"면서 "분위기도 좋고 찻값도 부담이 없어서 항상 오고 싶은 카페"라고 말했다.
본당은 최근 카페 개설 7주년을 맞아 2주에 걸쳐 리모델링 공사를 해 새롭게 단장했다. 차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넓혔고 디자인과 조명을 바꿔 카페 분위기를 한층 살렸다. 카페 이름도 신자들에게 공모해 `미르카페`에서 `예향카페`(예수님의 향기 줄임말)로 바꿨다.
세 살 난 아들과 카페에 들른 김난(율리안나)씨는 "아이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좋을 만큼 넓어졌고, 분위기도 아늑해졌다"며 새로 바뀐 카페를 만족해했다.
커피와 차를 만들고 카페 정리를 맡은 이들은 30~50대 주부 14명으로 이뤄진 예향카페 봉사회원들이다. 매일 카페를 지키는 이들은 대부분 커피 전문가(바리스타)다. 본당에선 봉사자들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고, 연말이면 카페 수익금(800만~1000만 원)을 국내외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있다.
예향카페 박성희(클라라) 회장은 "본당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봉사자 모두 기쁜 마음으로 일한다"면서 "더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 메뉴 개발도 하며 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국 주임신부는 "카페를 새로 단장한 뒤 신자들 반응이 더 좋아졌다"면서 "성당에 들른 모든 이들이 편히 쉬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