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본당(주임 차원석 신부) 신자들이 맞은 올 순교자성월은 조금 특별하다.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슴이 아픈 느낌이….”(엄서연·루치아·초5)
“가슴이 쿵하며….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뭐라 말하기 힘든 느낌이 전해져오는 것 같아요.”(신현경·테레사·44)
박해시대 천주교 신자들에게 사용된 고문 형구와 순교 참상 등을 담은 그림을 보고 하는 말이다.
지난 1일부터 노원성당에 들어서는 이들은 성당 마당에 전시돼 있는 박해시대 역사 자료들을 통해 순교자들과 만나고 있다.
신자를 잡아 끌고 갈 때 사용된 육모방망이ㆍ쇠갈고리 등을 비롯해 죄인에게 채우던 칼·족쇄, 형벌을 집행할 때 사용됐던 곤장과 대들보 사형틀 등이 박해 당시의 아픔과 처절함을 그대로 전해준다.
9월 순교자성월을 맞아 노원본당이 순교자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한국교회사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마련한 전시에는 성 김대건 신부의 행적과 순교를 묘사한 그림 10여 점과 순교자들을 고문하는 데 사용된 형구 20여 점이 100여 년 전 순교 현장으로 신자들을 이끈다.
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전시된 형구를 만져보거나 칼 등을 차보는 등 직접 순교 체험을 하며 순교자들의 아픔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시간을 가진다. 이들의 생생한 체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타 본당 신자들에게도 전해져 호평을 얻고 있다.
자녀들과 성당을 찾은 이진선(체첼리아·46)씨는 “전시된 것들만 봐도 순교자들이 어떻게 고통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을 묵상하며 많은 생각과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원본당은 순교 역사 자료 전시 외에도 황사영의 ‘백서’ 필사본도 함께 전시하는가 하면, 7일 오후에는 대성전에서 김대건 신부의 순교정신을 기리고자 성인의 유해와 성상 등을 모시고 순교자의 밤 행사를 열기도 했다.
행사에 참가한 허지영(아드리아나·45)씨는 “처음 경험하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순교자들의 삶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어 좋다”면서 “보다 많은 이들이 체험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당 주임 차원석 신부는 “신자들이 순교 성인의 어려움과 고통을 가까운 곳에서 느끼고 체험하면서 신앙의 진면목을 찾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