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년 전 박해를 받으면서도 올곧게 하느님을 향해 걸어 간 한국교회 신앙선조의 삶이 서울 불광동성당에서 다시금 생명력을 얻었다.
불광동본당(주임 김민수 신부)은 순교자성월을 맞아 9월 29일 오전 9시와 11시 미사 중 특별한 순교극을 선보였다. 서울대교구 한국순교자현양회가 15년 동안 무대에 올린 성극 ‘받으소서’를 각색한 ‘천주여, 오 천주여!’가 그것이다. 이번 연극은 한국교회 두 번째 한국인 사제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 이성례 마리아의 순교를 다룬 연극이다.
강론 시간을 대신해 진행된 순교극은 20~30분 동안 신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고문 현장과 꿋꿋하게 하느님 사랑을 외친 순교자들의 모습에 신자들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경숙(아가타ㆍ76)씨는 “어디 가서 이런 연극을 볼 수 있겠냐”면서 “연기도 너무 열심히 그리고 잘하셔서 순교영성을 다시금 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주임 김민수 신부의 제안으로 준비된 이번 순교극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자들의 참여로 이뤄졌기 때문. 서울 순교자현양회와 인근 역촌동본당 신자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본당 신자들이 주축을 이뤘다. 극본 각색은 본당 교육분과 고화자(요안나)분과장이 맡았고, 20여 명의 출연진과 스태프 등도 전부 본당 신자들로 구성됐다.
연기에 ‘연’자도 모르던 신자들은 약 2달 간 전문가 못지않게 변신했다. 물론 어려움도 많았다. 출연진과 스태프 대부분이 직장인으로,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일마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순교영성을 직접 몸으로 표현해낸다는 사명감 하나로 연습하고 또 연습했고, 결국 본당 신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