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해야 할 군부대가 음악과 환호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11일 밤, 중부전선 최전방 육군 제6군단 사령부 안에 자리한 군종교구 진군성당. 1954년 본당이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외부 음악인을 맞은 진군본당 신자들은 오랫동안 묵혀온 체증을 한꺼번에 떨쳐낸 듯 상기된 표정들이었다.
본당 주임 이정재 신부가 군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날 처음 마련한 가을음악회에 초대된 손님은 비단테 오페라단(Vidante Opera Company & Ensemble, 단장 임재현). 성악의 본고장인 독일ㆍ이탈리아ㆍ프랑스 등 유럽 무대에서 공부하고 귀국해 음악감독, 오페라 주역가수, 외래교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전문 클래식 음악가들은 군 장병들 앞이라고 조금도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조그만 성당이 떠나갈 듯한 폭풍 같은 성량과 감미로운 멜로디로 군인들을 압도했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수록된 노래 중 하나인 ‘Tonight’로 막을 올린 음악회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카푸아(Di Capua) 작곡 ‘오 솔레미오’(오 나의 태양),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뮤지컬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OST 곡인 ‘Once upon a dream’, 성악가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변진섭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등 클래식과 뮤지컬, 대중가요 등으로 장르를 넘나들며 감동의 무대를 연출해냈다.
이날 음악회에는 6군단장 이범수(프란치스코) 중장 등 군 관계자들을 비롯해 군종교구 유수일 주교를 필두로 5사단·6사단·26사단·28사단·65사단·맹호부대 등 인근 군본당 신자들은 물론 춘천·수원교구 신자들도 함께해 가을의 정취를 나눴다.
유수일 주교는 이날 음악회에서 “음악은 영혼의 세정제이자 가장 가까운 벗”이라며 “음악을 통해 가을이 가져다주는 명상의 선물과 축복을 가져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