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불광동본당 `우하하성지순례단` 단원들이 지난 10월 제주도 성지순례 중 환히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하하성지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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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불광동본당(주임 김민수 신부)에는 신자들이 똘똘 뭉쳐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동호회가 있다.
`우리는 하느님 안에 하나`를 줄여 이름 붙인 `우하하성지순례단`은 지난해 12월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동호회로, 우리 성지를 함께 다니며 순교신심을 고취하고자 만든 단체다.
회원 70여 명은 주교회의에서 발행한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 책자를 손에 들고 매달 순례길에 오른다. 지난 10월에는 한반도 끝 제주도를 3박 4일 일정으로 순례했다. 10대 어린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 하나된 순례단은 무명 순교자들이 묻힌 황사평 성지를 시작으로 △성이시돌목장 △대정성지 △추자공소 △김기량 묘소 △하논성당 순례길 등을 순례하며 순교자들을 기렸다.
지난해 말 서울 절두산ㆍ새남터ㆍ당고개순교성지를 시작으로 이번 제주도 순례까지 이들의 책자에는 벌써 41번째 순례 인증 도장이 찍혔다. 동호회가 지닌 효과는 더 있다. 부모 손에 이끌려 온 10대 회원들은 미리 신앙 현장학습을 할 수 있어서 좋고, 80대 어르신은 평소 엄두를 내지 못하던 전국 순례길에 본당 신자들의 도움 속에 기쁜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다. 불광동본당 주변 본당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사는 `나 홀로 순례자`들도 동호회 소식을 듣고 순례에 합류하다 보면 지역을 넘어 순교신심으로 하나된 이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이번 달 가게 될 42번째 순례지인 인천 이승훈 묘역은 물론 내년 여름 순례지까지 일정을 다 짜놓았다.
라용집(이시도르) 총무는 "함께 성지에 모여 기도하고, 성가를 부르며 순교자들을 기억하면서 개인과 공동체 신앙심을 많이 깊어졌다"며 "홀로 순례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할 때면 순례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정두(가브리엘) 회장은 "작은 동호회를 통해 친교와 순교신심을 함께 키울 수 있어 무척 보람된다"며 "회원들과 함께 111곳 전체 성지순례 완주를 목표로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꾸준히 따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