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전교구 법동본당 주임 민병섭 신부가 18일 7시 독서대에서 창세기를 읽으며 110시간의 성경 통독을 시작하고 있다. 정완영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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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법동성당(주임 민병섭 신부)이 `신앙의 해`를 마감하면서 6일간 공동번역 성서를 통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루카 17,5)라는 주제로 말씀을 통해 주님을 깊이 만나고, 말씀을 선포하는 데 자신감을 주고, 말씀의 은총을 신자 개개인이 체득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공동번역 성서 통독은 18일 아침 7시에 시작해 23일 자정까지 성당 독서대(말씀의 식탁)에서 300여 명의 신자들이 혼자서, 혹은 부부나 가족이 한 번에 30분씩 총 110시간에 걸쳐 창세기부터 요한묵시록까지 성경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성경 읽기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미리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을 정화하고 기도하며 말씀 선포를 준비한다. 중간중간 미사가 봉헌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24시간 계속 연이어 독서대에서 말씀이 선포되는 셈이다.
이번에 법동본당 공동체에서 읽는 공동번역 성서는 지난 2001년 4월 성전 봉헌식 때 전 신자가 필사해 봉헌했던 성경으로, 이번에 신자들이 신ㆍ구약 성경을 모두 읽고 나면 재차 봉헌하게 된다.
이같은 이어달리기(릴레이) 방식의 성경 읽기는 원래 이탈리아의 한 본당에서 처음으로 시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장익(전 춘천교구장) 주교가 소개, 인천교구의 한 본당에서 진행된 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만(요한 사도) 사목회장은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고 있고 또 전례 때 독서로 말씀 선포도 해봤지만, 여러 사람이 소리를 내 성경을 읽는 데서 또 다른 은총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해마다 성서주간에는 성경 통독을 통해 더 많은 신자들이 말씀과 가까워지고 말씀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민병섭 신부는 "성경을 법동성당에서 선포하지만, 나아가서는 법동 전체에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것과 같다"며 "우리 신자들이 말씀을 읽으며 묵상함으로써 성경을 더 가깝게 느끼고 또 읽는 데서 끝내지 말고 실행을 통해 말씀을 살아가는 신자들이 되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정완영 명예기자 0espress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