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자들이 성모상 앞에서 간절하게 기도를 바치고 있다. 사진제공=노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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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노원본당(주임 차원석 신부) 대성전. 오전 10시 미사를 끝낸 신자를 포함해 500여 명의 신자 대부분이 작은 초를 제대 앞에 봉헌했다. 차원석 신부가 묵주기도 선창을 시작하자 성당 안은 신자들이 소리 내어 바치는 기도 소리로 가득 찼다.
본당이 설립 25주년(9월)을 준비하면서 지난해 1월부터 신앙쇄신 운동의 하나로 펼치고 있는 `묵주기도 500만 단 봉헌`을 위한 묵주기도 피정이 활발하다. 묵주기도 피정은 신자들이 성당에 모여 피정하는 마음으로 묵주기도 100단을 함께 바친 후에 파견미사로 마무리 짓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본당이 올해로서는 처음 개최한 5차 묵주기도 100단 피정에는 지난해 네 차례 가졌던 묵주기도 피정의 열기가 이어졌다. 피정에는 주일미사 참례자 수의 5분의 1인 500~600명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1차 피정 때는 200단을 봉헌했지만, 신자들의 부담을 덜고 더 많은 신자가 모여 꾸준히 기도하자는 취지로 2차 피정부터는 100단으로 줄였다.
신자들이 본당 25주년과 개인 성화를 위해 바친 묵주기도는 구역 기도를 포함해 지난해 12월 말까지 총 340만 단. 정해진 시간에 마음을 모아 기도하고 미사도 봉헌할 수 있어 신자들 반응이 좋다. 앞으로 3ㆍ6ㆍ9ㆍ11월에 피정을 여는데, 500만 단은 거뜬히 넘기고도 남을 분위기다.
묵주기도 피정은 본당 공동체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기도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내실화됐다는 평가다. 미사 참례자 수도 늘었고, 지난해 성탄 구유 예절에는 1000여 명이 참례하기도 했다. 자발적 기도모임도 생겨났다. 묵주기도 피정을 준비하기 위해 매일 미사 후 신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9일 기도를 바친다. 젊은 엄마들도 많이 온다.
신자들은 피정을 통해 묵주기도에 맛을 들이게 됐고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집에서도 겨우 5단만 바쳤던 터라 100단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신자들이 지금은 집에서도 계속 기도를 이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피정 열기에 힘입어 신자들은 바자 때 5ㆍ20ㆍ50단짜리 묵주를 만들어 팔기도 했고, 타 본당에서도 묵주기도 피정 소식을 듣고 찾아오기도 한다. 차 신부는 "신자들이 오고 싶은 성당, 편안한 성당을 만들게 된 것 같다"며 "신자들 표정도 밝아지고 전반적 분위기가 살아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25주년이 끝나도 묵주기도 피정과 개인ㆍ구역 묵주기도를 매년 이어갈 계획"이라며 "묵주기도를 통해 신자들이 편안하고 기쁘게 신앙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구희(요한 사도, 67)씨는 "지난해부터 묵주기도 만 단을 바쳤다"며 "늘 어려운 청을 들어주시는 성모님을 보면서 앞으로도 묵주기도에 더 열심히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분희(아나스타시아, 60)씨는 "평소 충만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살았는데, 습관에 젖어만 있던 신앙생활의 부족한 부분이 보름달이 차듯 채워지게 된 것 같다"고 기뻐했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