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도동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뮤지컬 `별이 빛나는 밤에`의 한 장면. 박수정 기자
|
공연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은 한참이나 무대를 떠나지 못했다. 몇몇은 무대 뒤에서 눈물을 왈칵 쏟았고, 또 몇몇은 서로 부둥켜안고 등을 토닥이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감격을 나눴다. 울고 웃으며 함께 부대꼈던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주임 정의덕 신부)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은 11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동작문화복지센터 대강당에서 마리아와 요셉의 이야기, 예수님의 탄생과 세례 내용을 담은 뮤지컬 `별이 빛나는 밤에`를 무대에 올렸다. 연기에 직접 참여한 배우부터 조명과 소품을 담당하는 스태프까지 각자의 역할을 맡은 30여 명의 학생들은 이날 90분간의 공연에 온 힘을 쏟았다. 공연을 준비해 온 1년의 시간이 열매를 맺는 날이었다.
정의덕 주임신부는 지난해 초 중고등부 주일학교에 `뮤지컬 교리`를 제안했다. 틀에 박힌 교리교육에서 벗어나 교리 내용을 뮤지컬로 만들어 아이들이 온몸으로 성경말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자는 취지였다. 교사와 학생들은 새로운 시도에 걱정도 앞섰지만, 과감히 뮤지컬 교리에 도전했다.
처음 3~4개월은 교리공부에만 집중했다. 아이들은 성경 속 등장인물을 연기해야 했기에 교리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당시 상황을 이해하고 성경 인물의 마음을 헤아려야 했기 때문이다. 성경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을 마음에 새겨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리아와 요셉, 예수님과 동방박사, 요한 세례자 등 성경 속 등장인물들의 삶이 전과는 다르게 생생히 다가왔다.
요셉 역할을 맡은 윤재상(요한 사도, 고1)군은 "몇 번씩 성경을 읽으며 남편 요셉, 아버지 요셉의 마음을 헤아리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교리공부가 끝난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뮤지컬 연습에 매달렸다. 대본은 본당 신자 중에 전문 작가가 있어 도움을 받았다. 노래는 기존 뮤지컬 노래와 생활성가를 개사해 활용했다. 연기 지도는 교사 중에 연기를 전공하는 대학생 이두현(토마스 모어, 22)씨가 맡았다. 아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는 연습이 부족해 평일에도 짬을 내 성당에 나와 연습했다. 연기와 노래 둘 다 소화해야 하는 뮤지컬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마리아를 연기한 강다빈(아셀라, 중1)양은 "선생님께 연기 지적받으며 많이 혼났고, 친구들과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운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서로 챙겨주고 힘이 돼주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쳐 정말 좋다"고 눈물을 쏟았다.
공연 날, 500여 객석은 본당 신자들로 가득 찼다. 예상보다 많은 관객이 몰려 보조의자까지 동원해야 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준비한 공연에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선미(가브리엘라, 43)씨는 "중2 아들이 학원까지 빠져가며 책임감 있게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면서 "학교 공부도 하랴, 주일학교 뮤지컬 연습도 하랴 힘들었겠지만, 아들에게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의덕 주임신부는 "1년간 수고해준 아이들과 교사단, 보좌신부님과 공연에 도움을 준 모든 신자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주일학교 교육에 새로운 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