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내동본당(주임 이기우 신부) 대표단이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일본 삿포로교구 4개 본당을 돌아보고 왔다. 방문 내용과 의미를 적어 보내온 이기우 신부의 방문기를 소개한다.
서울대교구 신내동본당은 일본 삿포로교구 4개 본당과 자매결연을 한 인연으로 지난 2월 10일부터 4박 5일간 노보리베츠, 히가시무로란, 무로란, 다테 교회를 방문하였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2011년 첫 방문 때는 레지오 마리애 벡실리움을, 2012년 두 번째 방문때는 「간추린 사회교리」 일본어판과 「레지오 마리애 교본」 일본어판을 선물한 바 있다. 이번에는 「믿나이다」(믿을 교리 강의록) 일본어판을 선물했다.
특히 이번 방문은 삿포로교구에서 처음으로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을 두 개나 창단하면서 창단 단원들이 처음으로 선서식을 하는 모습을 참관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방문 첫날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삿포로 눈 축제를 돌아보고 둘째날 삿포로교구장 주교님(베르나르도 카츠야 타이치, 勝谷太治)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노보리베츠 교회를 찾아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레지오 마리애 선서식을 참관했다. 감격스러웠다. 삿포로교구 최초의 레지오 마리애 선서식일 뿐아니라 교류방문의 첫 결실이었기 대문이다. 셋째 날에는 히가시무로란 교회를 찾아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나서 두 번째 선서식을 참관하고, 인근 베네딕도 수녀원을 방문했다. 히가시무로란 교회는 서울대교구 송영준(비오) 신부가 7년째 사목하고 있는 본당이기도 하다. 넷째 날에는 무로란 교회와 다테 교회, 그리고 맨발의 가르멜 수녀원을 방문하고 김을 선물로 전달했다.
우리가 일본 교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하는 까닭은 안중근(토마스) 의사의 뜻을 잇기 위함이다. 100여 년 전 순국한 안 의사는 동양평화를 염원, 한국ㆍ중국의 공적(共敵)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의거를 치르고 일제 법정에서 1910년 2월 14일에 사형을 선고받아 성 금요일이었던 3월 26일에 순국했지만 그 장한 뜻이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시퍼렇게 살아있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는 말한다, 안중근은 한국, 일본, 중국은 물론 남북한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아이콘이라고. 그래서 식민주의를 청산하고 인류가 공존하는 사회를 위해 `진실과 미래`라는 주제로 동아시아 선언대회를 함께 기획해 치르기도 하고, 황해도 개성에서, 또는 중국 여순에서 남북 공동행사로 안 의사의 순국을 기리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도 이에 호응해 안 의사의 뜻을 우리가 이루겠다는 각오로 한일 교류를 하고 있다.
역사학자 강만길 선생의 말마따나, 일제 강점기에 일본은 동일한 문화권 안에, 그것도 과거 자신들보다 우월한 문화를 형성했던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면서 서양과 달리 역사상 가장 가혹한 식민 통치를 했다. 해방 이후 우리는 그 역사를 청산하기 위해 가혹할 정도로 철저하게 일본의 잔재를 털어내기 위해 노력했어야 함에도 부끄럽게 그러한 역사 청산의 기회를 실현하지 못했다.
동북 아시아의 지정학적 조건상 남북의 대화만으로는 결코, 그리고 절대로 민족 화해와 남북 통일을 이룰 수 없다. 2000년 동안 지속돼온 중국의 중화 체제와 20세기 들어 새로운 패권 세력으로 등장한 미국의 제국주의 체제가 바로 한반도에서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북 아시아의 평화 세력이 함께 힘을 합치지 않는 한 안중근의 꿈은 이루어질 수 없다. 동북 아시아에 이룩돼야 할 `사랑의 문명`을 향해 우리는 오늘도 개미처럼 움직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