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0일
본당/공동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서울 신내동본당 일본 삿포로교구 방문 (하)

한·일교회 소통 속에 움트는 동북아시아 복음화
본당 내 신심단체·주일학교 조차 없는 삿포로교구
신내동본당과 4년여 만남 계기로 새로운 ‘희망’ 발견
무관심 헤치니 형제애 새록 “양 교구 발전 밑거름 될 터”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복음화, 하느님과의 소통

지난 2월 11일, 일본 삿포로교구 주교좌 기타이치조(北一條)성당.

교구 전체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사무국장 우에스기 마사히로(上杉 昌弘) 신부로부터 삿포로교구의 현황을 듣는 서울 신내동본당(주임 이기우 신부) 신자들의 얼굴에서는 그늘이 드리웠다 지워지기를 반복했다.

“한국교회가 부럽고 한국 신자들이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삿포로교구 내 본당에는 신심단체는 고사하고 주일학교도 없습니다.”

순간 나직한 수군거림과 함께 찬바람이 신자들 사이를 훑고 지나간다.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평일미사가 없는 곳도 태반입니다.”

사제가 부족해 우에스기 신부도 삿포로 지역 내 3개 본당 주임까지 겸임해야 하는 상황. 그야말로 모든 역량을 한 방울까지 짜내야 하는 현실이다.

매주 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되는 주일미사 참례자도 100명을 넘지 않는다. 삿포로교구 안에서 미사가 두 대 봉헌되는 곳은 찾아볼 수도 없다.

“일본에는 한국보다 훨씬 빨리 천주교가 들어왔지만, 여러분과 같은 분들을 통해 새롭게 복음화의 씨앗이 움트고 새로운 복음화 여정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삿포로교구장 베르나르도 카츠야 타이지 주교는 “하느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에 조그만 도구가 되고자 할 따름”이라며 “주님께서는 여러분들을 통해 일본교회와 새롭게 소통하고자 하시는 것 같다”며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 지난 2월 11일 일본 삿포로교구 주교좌 기타이치조성당을 방문한 서울 신내동본당 신자들이 삿포로교구장 베르나르도 카츠야 타이지 주교로부터 축복 안수를 받고 있는 모습.
 
만남, 그리고 소통

동북아시아 복음화의 길은 너무도 멀어보였다. 아니, 너무 낯설어 도무지 자신이 갈 길이 아닌 듯이 생각되기까지 했다. 그렇게 서울 신내동본당 공동체가 깃발을 치켜든 동북아시아 복음화의 장정은 어렵사리 첫 걸음을 뗐다.

지난 2010년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안 의사의 숭고한 뜻을 나누자는 의미에서 ‘동북아시아 복음화’ 깃발을 올렸을 때 누구도 선뜻 따라나서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계절이 흐르고 해가 바뀌면서 그 깃발 아래에는 뜻을 같이하고자 하는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느 새 여든을 넘긴 주재영(바오로·81·서울 신내동본당)씨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따라나선 이 가운데 하나였다.

“이제 좋은 씨가 땅에 떨어졌으니…, 그 씨앗이 지닌 힘과 미래를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니 누구도 말리지 못할 것입니다.”

물꼬는 본당 주임 이기우 신부가 텄다. 안식년을 보내며 인연을 맺은 삿포로교구 신자들을 처음 초대한 게 지난 2010년 10월이었다. 이듬해 2월에는 본당 신자들을 이끌고 삿포로교구를 찾아 복음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일본교회의 민낯을 보고 돌아왔다.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는 말에 묻어두었던 무관심을 헤치고 들어가자 형제애가 새록새록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길이 열리니 다음 일은 주님이 주관하시는 것 같았다.

2011년 10월 신내동본당과 삿포로교구 무로란(室蘭)지역 4개 본당 사이에 맺은 자매결연은 하나의 이정표였을 따름이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자신의 집을 내어주고 마음으로 형제를 받아들이자 가슴 속으로 뜨거운 탕자의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사목회 강익구(프란치스코·58) 총회장은 “하느님만 믿고 따르면 당신께서 우리 귀가 열리게 하시고 혀를 풀리게 해주신다는 진리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여정이었다”면서 “미처 모르고 있었던 우리 자신의 완고함과 부족함을 돌아보고 회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최고령자이면서 첫해부터 여정에 함께해오고 있는 김성회(요셉·82)씨는 “교류 첫해에는 과연 우리 힘으로 가능할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일에 하느님께서 힘을 보태시며 함께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의 조그만 몸짓으로 주님께서 기뻐하신다면 우리의 일이 결코 작은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우 신부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면서 “주님의 기쁜 소식을 앞서 전하는 선교사는 불쏘시개, 우리는 그 위에 얹어지는 마른장작과 같은 존재”라며 신자들을 격려했다.

신내동본당 공동체는 올 가을 일본 형제들을 다시 맞을 생각에 벌써부터 들떠있는 모습이다.
 
 



▲ 일본 삿포로교구 무로란본당 주임 고바야시 신부가 본당을 방문한 신내동본당 신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신내동본당은 2011년 10월 무로란지역 4개 본당과 자매결연을 맺고
 
■ 일본 삿포로교구서 사목 중인 송영준 신부

“만남·소통 속에 변화의 물꼬 트여”

자신 드러내지 않던 일본 신자

한국 신자들과의 교류 계기로

새로운 열정 가득찬 모습 발견
 


가톨릭신문  2014-03-0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9. 20

이사 42장 1절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