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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 신사동본당 신자들이 떼제기도를 바치며 뜻깊은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정훈 기자 |
사순시기 기간 서울 은평구 신사동성당(주임 김범연 신부)에서는 연일 신자들의 떼제기도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전 신자가 소공동체 및 단체별로 정해진 날에 모여 떼제기도를 바치며 어느 때보다 은혜로운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느님께서 계시도다~♬"
지난 20일 평일 저녁미사가 끝난 오후 8시. 신자들이 삼삼오오 지하 대강당에 모였다. 갖가지 이콘 그림과 십자가, 촛불로 장식돼 마치 고요한 피정의 집을 연상케 하는 강당에서 신자 40여 명이 하나둘씩 촛불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짧은 성가를 반복해 부르는 떼제기도를 바치며 이들은 금세 묵상에 빠져들었다. 본당 교육분과 소속 봉사자들은 반주를 해주며 자연스러운 기도를 유도했고, 신자들은 사제가 들려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복음을 경청하면서 정면에 설치된 화면 속 가시관 예수님 고통에 동참했다.
"주님, 감사합니다. 더욱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해주소서."
떼제기도가 절정에 이르자 신자들은 각자 일어나 개인 기도를 바쳤다. 기도 중 회개의 마음을 느낀 많은 이들이 주님께 감사한 마음을 봉헌했다. 예식이 끝난 후 신자들은 앞에 놓인 대형 십자가 주변에 자신의 초를 바치면서 90분간의 거룩한 떼제기도를 마무리했다.
김규훈(빈첸시오)씨는 "오래전 세례를 받았지만, 떼제기도를 해본 건 처음이었다"며 "사순시기 함께 성가를 부르고 기도하면서 저의 신앙생활 전체를 돌아본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범연 주임신부는 특강 일변도에 머무는 사순시기에 많은 신자들이 기도를 통해 진정 회개할 수 있도록 떼제기도로 꾸민 사순피정을 마련하고, 강당을 피정 공간으로 조성했다. 정해진 날짜에 모인 신자들은 사순시기가 마무리되는 날까지 하루 평균 40여 명씩 600여 명이 떼제기도에 참석할 예정이다. 본당 사순특강 때 통상 200~300명 남짓 강의 듣는 것에 비하면 훨씬 많은 신자가 묵상과 기도로 성화되는 셈이다.
김길동(알폰소 로드리게스) 총회장은 "함께 둘러앉아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그간 돌아보지 못한 죄를 깊이 뉘우치고, 고통의 사순시기에 본당 공동체가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나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